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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오리농가 AI 확진… 방역당국 한여름 바이러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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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오리농가 AI 확진… 방역당국 한여름 바이러스 전쟁

입력
2014.07.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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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7월에 첫 발병… 구제역 겹쳐 추석 앞두고 비상

전남 함평군의 한 오리농가가 고병원성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 한여름인 7월에 AI가 발병한 건 처음이다. 3년 넘게 잠잠하던 구제역 역시 7월에 첫 발병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초비상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AI가 발병한 함평 오리농장의 오리 4만2,000마리와 인근 500m 내에서 기르던 토종닭 2,000마리를 살(殺)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번 AI는 전남도 축산위생시험소가 해당 농장의 오리에 대해 도축출하용 가금이동승인서를 발급하기 위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로 인해 AI의 연중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 횡성, 대구, 전남 무안 등 지난 달에도 AI가 3차례나 발병했지만 방역당국은 농가 위치 등을 들어 철새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뒀다. 그전까지 AI는 6월 이후에 발병하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토착질병화에 대해 판단하긴 이르다”라면서도 “겨울철새가 떨어뜨린 바이러스가 축사에 남아있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더워지면 AI 바이러스의 활동능력이 떨어지지만 일단 가금류 몸 속에 들어가면 활동성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구제역 발병까지 겹쳤다. 국내에서 구제역은 보통 봄이 되기 전에 종식됐지만 올해는 지난 24일 경남 의성군에서 3년3개월 만에 발병했다. 가까스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지 불과 2개월 만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구제역은 무더운 베트남에서 상시 발생하고, 추운 러시아에서도 나타나는 만큼 원래 계절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평년보다 이른 한가위(9월 8일) 대이동을 앞두고 AI와 구제역이 동시다발로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특별방역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일부 농가가 구제역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구제역이 발생한 의성을 비롯해 군위, 고령에 대해 2차에 걸친 긴급 예방접종을 하도록 했다. AI에 대해선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더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두 질병 모두 3주 이상 추가 발병이 일어나지 않아야 종식 선언이 가능해 적어도 8월 말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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