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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12시간의 평화' ② 여유 찾은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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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12시간의 평화' ② 여유 찾은 이스라엘

입력
2014.07.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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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찾은 이스라엘 군인들 가족과 재회

가족과 재회한 이스라엘 군인이 기쁜 미소를 짓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AP 연합뉴스
가족과 재회한 이스라엘 군인이 기쁜 미소를 짓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인 루티 프리자와 남편 피니 프리자는 12시간 휴전을 가진 26일 아침 일찍 가자지구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진 스데롯 인근 크파르 아자 지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군인으로 전선에 투입된 아들 지브 프리자 중위를 만나기 위해서다. 부부는 군복에 소총을 메고 잠시 외출 나온 아들을 반갑게 꼬옥 앉아줬다. 군화에 흙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았어도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비교적 멀끔한 모습으로 나타난 아들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부부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모처럼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건강한 아들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다소 마음을 놓았다.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전장을 누볐던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과 휴전한 이날 가족들과 재회했다. 이스라엘이 8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무기시설 및 주요 인사 제거를 목표로 한 작전 ‘프로텍티브 에지(protective edge)’를 시작한 이후 거의 3주 만에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일부 군인과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팔레스타인에 비해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아서인지 외신에 보도된 이들의 재회 사진은 시신을 수습하거나 오열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과 대조됐다.

하지만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지역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자지구에서 2㎞ 가량 떨어진 곳에서 50년간 거주해온 전직 고교 교사 미카 벤 힐렐은 최근 아내 니나와 함께 거의 실내에서만 지냈다. 언제 어디서 대포와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바깥 출입을 최대한 자제한 것이다. 400명 가량 거주하는 인근 키부츠(이스라엘 집단 농장)의 놀이터나 운동장에도 아이들은 전혀 없었다. 대신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힐렐은 “얼마 전 하마스 대원 5명이 키부츠로 접근하는 터널로 쳐들어와 치열한 총격이 벌어졌다”며 “그 이후에는 집에서 문 잠그고 꼼짝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나마 평화로운 시간을 가져다 준 휴전은 끝났다. 이스라엘은 27일 “하마스 무장세력이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포함에 따라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팔레스타인 청년 2명이 예루살렘에서 유대인으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한 뒤 한때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해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5일 밤 팔레스타인 청년 아미르 시위키(20)와 사메르 마푸즈(20)가 저녁을 먹고 예루살렘 거리를 걷다가 유대인 무리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다. 유대인들은 쇠몽둥이와 야구 방망이 등으로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때렸다. 피해자들은 중상을 입고 예루살렘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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