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최다이닝 윤규진, 그리고 송창식
한화는 최근 10경기 승률이 아주 좋다. 7승3패, 정확히 7할로 갈 길 바쁜 상위 팀들에게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타선이다. 이 기간 팀 타율은 3할3푼1리나 된다. 김태균(0.444) 피에(0.465) 정근우(0.353) 뿐만 아니라 김태완(0.394) 이학준(0.439) 등 백업 멤버들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마운드도 든든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5.50으로 상당히 높지만, 1승2패를 기록한 NC전(22~24일)을 빼면 나머지 7경기 평균자책점은 3.00이다. 한화는 11일부터 26일까지 상대를 3점 이하로 막은 경기만 5차례다. 꼴찌 팀을 우습게 보다 큰 코 다친다.
마당쇠 윤규진(29)의 투혼을 빼놓을 수 없다. 윤규진은 롱릴리프, 셋업, 마무리 등 보직에 상관없이 팀이 필요한 순간 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선발 등판이 없는 ‘순수’ 불펜 가운데 윤규진 보다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없다. 26일 현재 개인 성적은 30경기에서 53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홀드 6세이브에 4.08의 평균자책점. 2이닝은 거뜬하고 3이닝도 어렵지 않다.
올해 연봉으로 8,000만원을 받는 윤규진은 동점 상황일 때 가장 좋은 공을 뿌렸다. 실투 하나에 역적이 될 위기에도 피안타율은 5푼6리로 ‘커쇼’급이다. 1점 앞섰을 때 피안타율(0.231) 2점 리드(0.286) 3점 리드(0.188)와 비교해 보면 진정한 승부사다. 상당히 높은 초구 피안타율(0.323)만 조심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송창식이란 오른손 투수가 마운드의 중심에 섰다. 9개 구단 순수 불펜 가운데 이닝 소화수(71이닝)가 오현택(73.1이닝ㆍ두산) 이동현(72이닝ㆍLG) 홍상삼(72이닝ㆍ두산)에 이어 4위였다. 손 쓸 수 없이 무너지던 한화 투수진의 유일한 볼거리가 바로 송창식이었다.
윤규진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송창식의 이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6경기가 남아 있고 한화 코칭스태프가 그를 애타게 찾는 순간은 또 찾아 온다. 다만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송창식은 지난해에 비해 직구 최소 시속이 5㎞ 가까이 줄면서 고전 중이다. 마당쇠란 타이틀은 기분 좋으면서도 고달픈 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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