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서점을 생각하는 세대가 나올지도 모른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서점 다수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부 문을 닫은 것은 아니다. 아마존 서점이 판치는 시대에 24시간 운영하면서 또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오프라인 서점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여행 시 역사 유적으로 또는 문화공간으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서점 17곳을 보도했다.
◆존 K 킹 중고 희귀책 서점 (미국 디트로이트)
1965년 문을 연 이 곳은 디트로이트에서는 곡 한 번 방문해봐야 하는 대형 서점이다. 4층짜리 공장 건물을 서점으로 바꾼 내부는 알파벳순으로 900여개 카테고리로 분류된 서적 100만여권이 가득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책 몇 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서점 주인은 10만 달러(1억원)에 달하는 모르몬교경전 초판 진본과 1482년 베니스에서 인쇄된 이탈리아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글 인쇄본 등을 꼽았다.
◆엘 아테네오(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1929년 공연장으로 운영됐던 건물을 2000년대 초 서점으로 바꾸었다. 지어진 지 100년이 다 됐지만, 아직까지도 깜짝 놀랄 정도로 웅장하고 장엄한 규모에다가 화려하게 장식된 건축양식이 잘 보존돼 있다. 무대와 티켓 판매 박스는 책 읽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뵈칸델 도밍카넨(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1294년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1,100㎡ 규모의 도밍카넨 교회를 2006년 서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돈 하메스 서점 대표는 “디자인을 다시하기 전에는 마스트리히트시 오케스트라 숙소, 어린이 축제 장소, 양도축장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며 “지금도 연간 140여개 이벤트를 개최해 항상 무슨 행사가 열린다”고 말했다.
◆에슬리트 더난 서점(대만 타이베이)
이 서점은 1999년 처음으로 24시간 내내 운영하기 시작해 유명해졌다. 그 보다 여러 가지 언어로 진열된 책과 잡지가 1만7,000㎡를 가득 채워 더욱 이름을 알렸다. 타이베이에만 2개 분점을 더 냈고, 그 중 하나는 대만에서 가장 큰 서점이다.
이 밖에도 한때 방공호로 사용됐다 300명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와 책상을 설치한 4,000㎡의 대형 지하서점으로 바뀐 중국 난징의 ‘아방가르드’ 서점, 1951년 문을 연 프랑스 파리 ‘셰익스피어 앤 컴패니’ 서점, 4만여 요리책을 보유한 호주의 요리전문서점 ‘북스 포 쿡스’ 서점, 패션 사진 배경으로 사용될 정도로 멋지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라스트' 서점, 1906년 신고딕양식으로 지어져 건축솜씨를 뽐낸 포르투갈 포르투의 '리브라리아 렐로' 서점, 명품 서점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아슐린 베네치아',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책 및 신책 서점 미국 포틀랜드의 '포웰스 시티 오브 북스', 베스트셀러 <벨 칸토>를 쓴 소설가 앤 패쳇이 우연히 대변인을 맡은 서점 미국 내슈빌 '파르나소스 북스', 라이브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식사도 할 수 있는 멕시코의 '카페브레리아 엘 펜둘로', 영국 런던 중심지 코번트 가든에 자리잡은 '스탠포드' 서점, 24시간 개방에다 사전 이메일 예약시 배낭여행객이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중국 광저우의 '1200' 서점,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영국 런던 '포일레스 플래그쉽' 서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서점거리에서 아직 살아남은 서점 '스트랜드'도 포함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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