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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우슈비츠’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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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우슈비츠’의 행복

입력
2014.07.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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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의 머리를 빗겨준다. 5살 가자(Gaza) 소녀에게 저 일은, 여느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하루를 시작하는 중요한 의례일 것이다. 당장은 놀고픈 마음에 엄마의 더딘 빗질이 못마땅할지 몰라도 소녀는 저 일상의 행복을 훗날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살아 남는다면. 찬 대리석 바닥이지만 어린 동생은 아직 꿈결 속에 있고, 담장 밖은 지옥이다.

지난 23일 가자의 포피리오 그리스정교회 교회. 교회가 무슬림 이웃들에게 문을 열었고 현재 약 600명이 피난을 와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놀기도 한다. 어른들은 더러 이교 성상의 눈치를 봐가며 자신의 신에게 기도도 올릴 것이다.

유대인 작가 임레 케르테스는 자신의 나치 수용소 체험을 토대로 쓴 ‘운명 3부작’의 첫 책 운명에서 “아우슈비츠의 굴뚝 아래에서도 고통들 사이로 잠시 쉬는 시간에 행복과 비슷한 무엇이 있었다”고 썼다. 그럼으로써 일상이 낯설어지는 잔인한 운명의 시간을 부각시켰다. 적어도 그는, 저 교회 담장 안과 바깥의 시간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그런 작가들이 아직 몇 살아 있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가자=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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