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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인사에 국민 참여' 조코위의 소통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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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인사에 국민 참여' 조코위의 소통 정치

입력
2014.07.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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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 인터넷 통해 장관감 추천… 대중지지 확보하고 뒷말 사전 차단 효과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3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단합을 의미하는 '세 손가락 인사'를 하고 있다. 낙선한 기호 1번과 자신(2번)의 번호를 더한 것으로 인도네시아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자카르타=AP연합뉴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3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단합을 의미하는 '세 손가락 인사'를 하고 있다. 낙선한 기호 1번과 자신(2번)의 번호를 더한 것으로 인도네시아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자카르타=AP연합뉴스

서민파 개혁지도자로 인도네시아 헌정 사상 첫 직선 정권교체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구성에 국민을 참여시키는 ‘소통형’ 인사로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위 당선인 선거팀은 내각 구성을 앞두고 최근 ‘국민의 선택’이라는 온라인 여론조사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는 각료 34명을 인선하는 데 국민을 참여시키기 위한 것으로, 선거팀은 장관직마다 자신들이 선택한 후보 3명을 제시한 뒤 국민에게 4번째 인물을 추천하도록 했다.

지난 22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코위 후보의 당선을 확정한 뒤 출범한 이 사이트는 이미 국민 2만명 가량이 참여해 장관 후보를 추천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들이 추천하는 후보도 각계에서 존경 받거나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들이 다수다.

추천된 인사 중에는 전현직 장관, 대학교수, 조코위 당선인 소속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 고위 당직자 등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그의 경쟁자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가 총재로 있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출신도 있었다.

조코위 당선인이 이 같은 소통형 인사에 나선 것은 오는 10월 취임을 앞두고 향후 정국 안정을 위해 인사 등을 두고 뒷거래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부터 무성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 당선인이 우선 정치 신인인데다 그를 후보로 내세운 투쟁민주당(PDIP)이 의회 의석이 적어 소수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새 정권을 압박해올 야당을 무마하기 위해 장관자리 나눠먹기 할 것이라는 추측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조코위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내각 구성에 국민을 참여시킴으로써 인사과정을 투명하게 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까지 참고해 장관을 임명하게 되면 PDIP나 기성 정치권의 입김을 ‘국민’을 앞세워 차단할 수 있다. 조코위 당선인은 이 여론조사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누가 장관직을 맡을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방 조코위’(조코위 아저씨)로 불러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친서민적인 모습을 보이는 조코위 당선인은 중소도시 수라카르타 시장, 자카르타 주지사 출신이다. 수라카르타 시장 시절 노점 정리 사업을 하면서 반대하는 노점상들을 50여차례 관저로 초대해 식사를 같이 하며 설득하는 특유의 친화력과 끈기로 일찌감치 소통형 지도자로 불렸다. 조코위 당선인은 조만간 자카르타 주지사를 사직하고 정권 인수 작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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