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NC전이 열린 25일 포항구장. 1회말 삼성의 공격에서 선두타자 나바로가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NC 선발투수 웨버는 박해민 타석 때 볼카운트 2-2에서 1루에 빠른 견제구를 뿌렸다. 공을 받은 NC 1루수 테임즈는 나바로의 왼 종아리 부분에 글러브를 가져다 댔고, 박기택 1루심은 태그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나바로의 발이 빨랐다고 판단한 류중일 삼성 감독이 1루쪽으로 걸어가 심판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전날 부산 롯데전에서는 중계 화면 리플레이를 기다리다가 30초 제한 시간을 넘겨 챌린지(합의 판정 요청)에 실패했던 류 감독은 이날은 ‘감’에 의존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갔다. 박기택 1루심과 조종규 경기운영위원, 김병주 심판팀장, 이민호 2루심이 심판실에서 중계화면을 보며 판정에 대해 논의한 결과 테임즈에게 태그되기 전에 나바로가 1루 베이스를 밟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33년째를 맞은 프로야구가 올 시즌 후반기부터 비디오판독을 도입한 후 처음으로 아웃ㆍ세이프 판정이 번복된 순간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심판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자 22일 시작된 후반기부터 홈런에 대한 판정, 외야타구의 페어와 파울, 포스 또는 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과 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5가지에 대해 심판 합의 판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대전 한화-NC전에서 4회 NC 나성범의 홈런성 타구가 합의 판정 끝에 파울로 번복되며 첫 심판 합의 판정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홈런 판정은 이전에도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던 항목이라 사실상 이날이 비디오 판독에 의한 첫 판정 번복이다. 전날 광주 KIA-LG전에서는 스나이더의 2루 도루 아웃에 대해 양상문 감독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으나 판독 결과 판정이 뒤바뀌지 않았다. 총 세 차례 나온 심판 합의 판정에서 두 번은 판정 번복을 끌어냈고, 한 차례는 심판의 최초 판정이 유지된 것이다.
합의 판정으로 ‘죽었다 살아난’ 나바로는 후속타 때 홈까지 밟았다. 경기는 삼성의 10-6 승리. 대전에서는 한화가 KIA를 8-3으로 제압했다.
잠실 LG-롯데전과 인천 SK-넥센전은 경기 도중 쏟아진 폭우로 노 게임이 선언됐다. LG는 4회초 폭우로 노 게임이 선언될 때 1-9로 뒤지던 상황이었다. 취소된 2경기는 월요일 28일로 연기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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