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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관객, 젊고 열정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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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관객, 젊고 열정 넘쳐요

입력
2014.07.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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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류 기타리스트 수페이 양 대관령국제음악제서 신들린 연주

"한국 내한공연은 이번이 3번째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들 때문에 올 때마다 즐거운 시간 보냈죠"

연주에 한창인 수페이 양. 그는 "한국 클래식 팬들의 음악적 이해도, 공연장 매너가 참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대관령 국제음악제 제공.
연주에 한창인 수페이 양. 그는 "한국 클래식 팬들의 음악적 이해도, 공연장 매너가 참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대관령 국제음악제 제공.

격렬한 춤곡인 판당고를 딴 마지막 악장에서는 스페인의 플라멩코 댄서인 벨렌 카베네스(바르셀로나연극원 스페인무용부 학장)까지 등장했다. 현란한 캐스터네츠 리듬에 맞춘 중국 여류 기타리스트 수페이 양(30)의 연주는 기타를 거덜내기라도 할 듯 신들렸다.

24일 평창에서 열린 클래식 음악축제인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수페이 양이 선보인 보케리니의 ‘기타 5중주 D장조’는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매우 인기있는 곡이다. 마지막 악장인 춤곡 ‘판당고’는 주자에게 초절기교를 요한다.

“호주의 기타 장인 그레그 스몰맨이 1년에 10개 정도만 만드는 기타예요. 몸통의 재질이 비교적 연약한 나무인데다 원래 너무 세게 치는 버릇 탓에 이렇게 흠집투성이가 됐네요.”

딸의 음악적 재질을 본 부모는 딸이 되도록이면 저렴하면서 대중적인 악기를 만지기를 바랐고, 7살 때 그에게 기타를 안겼다. 기타반이 있는 베이징의 후잘로우(呼家樣) 소학교에 입학시킨 것은 부모의 선견이었다. 베이징 중앙음악원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최초의 기타 주자’라는 기록을 세운 그에게 영국왕립음악원 전액 장학금이라는 수혜가 뒤따른 건 당연했다.

“기타가 나를 택했다”고 하는 그는 영국에서 은사 마이클 르윈을 만나 ‘기타를 즐기는 법’을 배웠다.

“기교라기 보다는 가슴에서 우러나온 결과죠. 기타는 내 몸의 일부입니다.” 최고음역을 떡 주무르듯 하는 신기의 연주를 두고 한 말이다.

경지에 오른 그이지만 타성은 여전히 최대의 적이다. 그가 낯선 현대 기타 곡에 집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벤자민 브리튼, 윌리엄 월튼 같은 영국 작곡가는 물론 중국 작곡가 탄둔(譚盾) 등 동시대인들의 작품 연주를 즐겨요.”지난해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 중국의 여류 작곡가 체니(陳怡)의 신작을 연주한 이후 지금은 그와 아예 짝이 돼 순회 연주 중이다.

원래 낭만주의에 치중했던 수페이 양은 이런 ‘동시대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거기에는 의식적인 노력도 한몫 한다. 잘 알려진 곡이라 할지라도 새 레퍼토리를 개발하려 한다. 알베니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기타 곡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게 그렇다. 이런 남다른 행보는 또 다른 창작이다.

영국 런던에 사는 그는 2007년 내한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처음으로 로드리고의 ‘아랑 페즈 협주곡’을 공연했고,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내한공연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6년 서울시향과 다시 협연한다. “한국의 클래식 관객들은 젊은데다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져 올 때마다 즐거워요.”

평창=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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