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딸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에서 최대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힐베르쉼의 피터르 브로어체스 시장은 23일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푸틴의 딸을 네덜란드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이 발언으로 올해 29세인 푸틴의 딸 마리아가 네덜란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마리아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서 일하는 네덜란드 남자 친구와 서부 부어스코텐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마침 이날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의 희생자 시신 40구가 네덜란드에 처음으로 도착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여객기를 미사일로 격추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반군의 배후인 러시아에 대한 네덜란드 국민의 반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러시아에 분노를 느낀 일부 시민은 마리아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도 마리아의 집 앞에서 시위를 열 계획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기 피격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푸틴 딸을 추방하는 것은 심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결국 브로어체스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발언이 “현명하지 못했다”며 “많은 이들이 느끼듯 무력함 때문에 이런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푸틴은 마리아 등 자신의 두 딸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정치에 입문했을 때 딸들을 학교에 그만 다니게 하고 집에서 공부를 시켰으며 이후 딸들은 대학생이 됐을 때도 가명을 쓰며 학교에 다녔다. 성인이 된 푸틴 딸들의 사진은 그 동안 보도된 적이 없다가 최근 마리아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포착되면서 얼굴이 알려졌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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