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소용량 제품 출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최근에는 포장 용기도 단순히 크기만 줄인 게 아닌 소용량에 적합하게 개발된 제품이 늘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 씨유(CU)는 지난 2월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먹는 1인 고객을 위해 날계란 한 개만 따로 포장한 자체브랜드(PB) 제품 ‘라면친구 계란’을 출시했다. 유통과정에서 떨어트려도 날계란이 깨지지 않도록 포장 용기는 곳곳에 홈을 넣어 제작했다. 씨유 관계자는 “전용 포장 용기 덕에 계란이 쉽게 깨질 거라는 우려가 줄어 6월 매출은 출시 후 첫 달인 3월 대비 30.9% 늘었다”고 말했다.
농심켈로그의 감자칩 ‘프링글스’는 올해 3월 편의점 전용 소용량 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제품에 있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다. 플라스틱 뚜껑은 먹다 남았을 때 보관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 적은 용량에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름형 뚜껑만 입힌 채 편의점에 진열하다 보니 장난 삼아 손가락으로 뚜껑에 구멍을 뚫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켈로그는 쉽게 뚫리지 않도록 최근 필름 뚜껑의 두께를 늘렸다.
소포장 바람은 40년 역사의 과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올해 4월 편의점 전용으로 낱개형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매장 선반 길이에 맞춰 한 상자에 초코파이 6개를 담고 한 개씩 꺼내 갈 수 있게 했는데, 특히 상자 뚜껑을 열면 안쪽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진열도 간편하도록 제작했다.
주로 병이나 페트형으로 나오던 소주에는 파우치형 포장이 등장했다.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한 쿨’은 이동하면서 혹은 얼려서도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크기 주머니에 돌림형 마개를 달았다. 세븐일레븐이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출시한 소용량 화장품도 기존의 포장 형식을 탈피, 파우치형으로 제작해 편의성과 휴대성을 높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천편일률적이던 포장 용기도 색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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