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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한숨 돌리긴 했지만…

입력
2014.07.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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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채권유예, 출자전환은 안해 휴대폰 추가 구입도 보장않기로

채권은행단도 출자전환엔 부정적 채권유예만으론 회생 불투명

24일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팬택의 서울 상암동 본사 유리 외벽 너머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팬택의 서울 상암동 본사 유리 외벽 너머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통신업체들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팬택의 채권 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채권출자 전환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어서 팬택의 운명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24일 공동으로 팬택의 상거래 채권 상환을 2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유예한다고 밝혔다. 유예 채권 규모는 총 1,531억원으로, 재고보상비용과 제조사장려금이다. 재고보상비용은 제조사에서 휴대폰 가격을 낮출 경우 비싼 값에 구입한 이통사들에게 낮춘 가격의 절반 가량을 보상해 주는 비용이다. 당초 1,800억원으로 알려진 이통 3사의 팬택 채권 보유액은 미래 발생 가능한 채권 금액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출시 예정인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 발생할 채권까지 포함해 당초 1,800억원으로 계산했으나, 이날까지 발생한 실질 채권은 1,531억원”이라며 “현재 팬택이 이를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만큼 이미 유예상태였는데 이를 공식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당장 받기 힘든 채권인 만큼 이를 유예해 도의적 명분이라도 살리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팬택 회생의 공은 채권은행단에게 넘어간다. 그 동안 채권은행단은 이통사들이 출자전환을 해야 보유 채권을 출자전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통사가 출자 전환 대신 상환 유예를 선택한 만큼 채권은행단이 팬택을 살리기 위해서는 금융권 몫의 채권을 상환유예하거나 출자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도 팬택 채권의 출자 전환에 대해 부정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은행단이 25일 모여서 이통사들의 채권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 논의 할 것”이라며 “하지만 채권은행단들도 팬택의 채권 출자 전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통사의 채권 상환 유예 조치만으로는 팬택의 회생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채권 상환 유예가 이통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며 “출자 전환은 다른 기업의 주주가 되는 문제이고, 주주가 되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통사들은 팬택 휴대폰 추가 구입도 보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통사들은 현재 보유한 팬택 스마트폰의 재고 물량이 3사 합쳐 약 60만대에 이르는 만큼 추가 구입을 보장할 경우 떠안게 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통사들은 앞으로 팬택이 새로 내놓는 스마트폰의 경우 보유 중인 팬택 재고 물량의 판매여부에 따라 추가 구입을 결정할 방침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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