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타고투저에 가린 6년 연속 3할의 가치
23일 현재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2리(286타수 95안타). 32타점과 45득점을 보탰고, 도루 8개도 있다. 시즌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출중한 타격 성적표지만 올 시즌엔 ‘명함’도 못 내민다. 4강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LG 타선의 중심 박용택(35ㆍLG)은 올해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평균 이상의 몫을 해 내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에 가렸지만 맏형 이병규(9번)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리고 팀을 위해 희생해가며 거둔 성적이기에 더 인상적이다.
박용택에게 이 정도 성적은 어느덧‘기본’이 됐다. 2009년 3할7푼2리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등극한 이후 박용택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3할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변이 없는 한 3할을 찍을 것이 확실하다. 6년 연속은 현역 선수 가운데 최장 연속 3할이다. 이 부문 기록은 양준혁(전 삼성)과 장성호(롯데)가 보유한 9년 연속 3할. 고(故) 장효조 감독이 7년 연속 3할을 기록했다. 오른손타자 가운데는 김동주(두산)의 5년 연속 3할이 최장 기록이다.
박용택의 야구 인생은 2009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02년 혜성처럼 등장해 LG의 준우승을 이끈 박용택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성적에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2009년 타격왕에 오른 이후 ‘야구하는 법’을 터득했고, 꾸준함으로 무장해 3할 타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통산 타율도 올 시즌 현재 3할에서 1리 모자란 2할9푼9리를 기록 중이다. 박용택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 올 시즌 초반 4할을 넘는 맹타를 휘두르다가 주춤했지만 3할3푼대의 타율로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내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은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 낸 그만의 비법이다. 6년 연속 3할과 통산 타율 3할. 올 시즌만은 톱타자로 고정되는가 싶더니 중심 타선으로 자리를 옮겼고, 외국인선수 스나이더가 들어오면서 수비 포지션도 일정하지 않지만 박용택이기에 가능해 보이는 목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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