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용암동굴 외국인 18% 늘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제주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후광’ 효과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보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의 베스트셀러 효과 추정 및 제주 관광에의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이후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효과는 선정 2년 후부터 현저하게 나타났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이후 2년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만7,000명이며, 그에 따른 관광수입은 효과는 894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 제주본부는 국가 또는 지역 간의 관광, 교역, 이주, 통근 등을 분석할 때 주로 사용하는 중력모형을 적용, 외국인의 제주 방문 베스트셀러 효과를 추정했다. 베스트셀러 효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의 획득과 관광수요와의 관계를 말한다.
이중차분모형을 이용해 국내 16개 시ㆍ도를 대상으로 내국인의 베스트셀러 효과를 추정한 결과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 지역의 내국인 관광객은 미보유 지역에 비해 약 13%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베스트셀러 효과는 최소 2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한은 제주본부는 베스트셀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이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유네스코 등록 유산에 대한 보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새로운 베스트셀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항공과 항만 인프라 구축 및 숙박시설 확충, 친환경 교통 수단 확대 등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조강철 과장은 “대부분의 지자체는 엄밀한 효과 분석이 아닌 막연히 무엇인가를 수상하거나 지위를 획득했을 경우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성적 기대에 의존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네스코 등록 유산 선정 등과 같은 지위의 획득과 관광 수요와의 관계에 대한 정량적 추정을 시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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