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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 논란 속 갑상선암 진단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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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 논란 속 갑상선암 진단 어떻게?

입력
2014.07.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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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으면 초음파검사 필요 없다”는 초안 마련에 ‘3대 혼란’ 바로잡기

논란이 되고 있는 갑상선암 진단에 대해 국립암센터가 최근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DB
논란이 되고 있는 갑상선암 진단에 대해 국립암센터가 최근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DB

“갑상선암 증상이 없으면 이를 선별하기 위한 초음파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국립암센터가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공동 주최한 '갑상선암 검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다. 하지만 “수검자가 갑상선암 검진을 원하면 검진 득실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 뒤 검진을 실시하라”고 함께 권고했다. 검진을 받지 말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아리송해 일반인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번 논란으로 불거진 혼란을 짚어보고 올바른 정보를 들어보자.

갑상선암, 착한 암? 아니다?

갑상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아 착한 암이 맞다. 단, 갑상선암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는 종양이 빨리 자라거나 예후가 좋지 않아 목숨을 잃기도 한다. 암세포의 성숙정도를 분화도라고 한다. 그래서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구분한다.

성숙이 비교적 잘 된 분화암은 정상세포를 많이 닮았고, 미분화암은 정상 세포와 거의 닮지 않고 미성숙한 형태다. 미분화암은 분화암보다 분열속도나 퍼지는 속도가 더 빠르고, 진단 시 이미 수술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검진으로 확인하고 치료가 필수적이다.

위치가 좋지 않은 갑상선암도 착하다고 할 수 없다. 갑상선 암이 기도와 식도, 혈관, 림프절, 성대 신경 주위에 있다면 전이할 가능성이 높다. 폐로 퍼졌다면 호흡곤란, 각혈이 나타나며, 뼈로 퍼졌다면 쉽게 골절되거나 심하게 아프다. 척추신경을 압박하여 하반신 마비가 생길 수 있다.

갑상선암 검진, 받지 않아도 된다? 아니다?

증상이 없으면 검진하지 말라는 국립암센터 권고는 일반인 대상이다. 고위험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갑상선암도 암이다. 한 해 300명이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만큼 갑상선암 발병 위험이 높은 이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과거 방사선 치료를 한 적이 있다면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소아기에서 청소년기 사이에 두경부 조사의 경험이 있다면 갑상선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과거 두경부 방사선 조사(照射)를 한 적이 있거나 소아기에서 청소년기 사이에 전신 방사선 조사를 했다면 갑상선암 고위험군이다.

가족력도 갑상선암의 주요 위험인자다. 부모가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진단받았다면 자녀에게서 갑상선암이 발생할 위험도는 아들에서 7, 8배, 딸에서 2.8배 증가한다. 특히 가족성 갑상선암은 일반 갑상선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가족성 갑상선 수질암은 RET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가 가족성 갑상선 수질암으로 판명되면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고위험군은 꼭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수술, 해야 한다? 미뤄야 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검진 권고안은 무증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이미 갑상선 종양이 진단된 환자가 자신의 검진에 회의적인 마음을 갖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는 “이미 갑상선암이 발견된 경우에는 의학계가 정립해 높은 관련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치료 관련 지침은 어떨까? 0.6~1㎝ 갑상선암은 측면 림프절 전이와 원격전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추적 관찰보다 수술이 권유된다. 1㎝ 이상은 수술을 시행한다. 0.5㎝ 이하라면 주위 림프절로 진행된 흔적이 발견되거나 초음파 상 악성을 시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악성 여부를 판단하는 미세침 세포검사 자체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0.5㎝ 미만이라도 결절이 기도, 식도, 혈관, 림프절, 성대 신경 주위에 있다면 수술해야 한다. 크기가 1㎝ 미만의 작은 갑상선암도 이후 예후가 좋지 않거나 암이 전이돼 공격적인 양상을 보일 것인지를 예측할 방도가 없다. 따라서 단순히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박해린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총무이사)는 “암은 다른 질병보다 의외성이 많고, 크기가 작아도 전이가 생길 수 있고, 같은 크기의 종양을 가진 환자라도 환자 상황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획일된 기준을 가지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수술 등의 치료를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전문의와 충분한 논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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