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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을 정치권 입문 발판 삼으면 안돼… 사회 바로잡기에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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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을 정치권 입문 발판 삼으면 안돼… 사회 바로잡기에 주력해야"

입력
2014.07.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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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진(65)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코리아타임스
임현진(65)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코리아타임스

1989년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창립하고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 굵직한 시민단체들의 산파 역할을 해온 ‘시민운동의 대부’ 임현진(65)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다음달 정년 퇴임한다. 2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만난 임 교수는 “한국 시민사회와 관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고 비판했음에도 아직 고쳐놓지 못해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민단체들의 문제점이 정치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시민운동은 정부와 권력 감시에서 시작해 불가피하게 정당에 준하는 역할을 해올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그런 활동을 할 기반은 약해 오히려 신뢰도와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민운동가들의 정치권 진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몇 세대에 걸쳐 시민운동이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하는데 일부 운동가들이 시민운동을 정치권 입문의 디딤돌로 삼아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정년 퇴임 후 정치적 활동보다는 시민사회에 천착하는 방향으로 시민운동의 본질 바로잡기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경실련 대표로서 지방에서도 시민운동이 자리잡도록 경실련 지역 단위조직을 정비하고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확대, 시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연대의식이 부족한 요즘 대학생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은 머리도 좋고 우수한데 개인주의가 심해져 공유를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울러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과 배려심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면서 배운 것을 활용해 실천에 옮기는 건전한 시민이 늘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1983년부터 줄곧 지켜온 강의실을 떠나는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대 교수들에게 서명을 받을 때가 교수 생활의 가장 큰 위기였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임 교수는 “정부 고위직 제의 등 유혹도 있었지만 학교에 남아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30여년을 버텼다. 이렇게 명예롭게 은퇴하게 돼 행복하다”고 정든 학교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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