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챙긴 대학생에 수배 도피 중 범행한 30대까지
직업이 사기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대학생과 30대 남성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사이트에서 물건을 판다고 속여 돈만 받아 잠적하는 수법인데, 이 대학생은 넉 달 동안 월평균 250만원을 벌어들였고 30대 남성은 수배 중 도망을 다니면서도 사기행각을 벌였다.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상습사기 혐의로 대학생 안모(18)씨와 홍모(35ㆍ무직)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60차례에 걸쳐 중고 물품 거래사이트 등에서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판다고 속여 중고생들의 ‘코 묻은 돈’ 1,000만여원을 가로챘다. 거래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시세가 올랐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하고, “휴대폰도 싸게 판다”며 재차 마수를 뻗치는 등 남다른 상술을 발휘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콘서트 티켓 사진을 자신의 것이라고 속여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조사결과 안씨는 부모에게 매달 60만원씩 용돈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생활해왔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모은 돈은 술값과 택시비로 모두 탕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범죄로 고교 재학시절부터 경찰서를 드나들었고,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 조사를 받는 등 범행을 반복해 구속했다”고 말했다.
‘제 버릇 개 못 준’ 사기꾼은 안씨뿐이 아니다. 홍씨는 사기 등으로 지명수배만 12건 내려져 도피를 하면서도 사기를 쳤다. 2012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안씨와 같은 수법으로 8회에 걸쳐 220만원을 가로챘다. 사진만 있으면 보트 엔진, 노트북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판매한다고 속여 돈을 챙겼다. 그는 이전에도 사기로 10여회 벌금을 냈지만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경찰은 “물건을 시세보다 지나치게 싸게 판다거나 물건을 받지도 않았는데 돈을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직접 만나서 물건을 보고 사거나 인터넷에서 구매할 때는 안전결제시스템이 갖춰진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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