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NC가 맞붙은 23일 대전 구장.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은 1-2로 뒤지던 3회초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 베테랑 이종욱(34ㆍNC)의 재치 있는 플레이에 넋이 나간 것이다.
이종욱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이태양의 폭투, 테임즈의 중견수 플라이때 3루까지 진루했다. 타석에는 지명 타자 이호준. 이 때 이종욱은 홈으로 쇄도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이태양을 긴장시켰다. 홈스틸 의사는 없었지만 상대 투수의 집중력을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였다.
서른 네 살 베테랑의 판단은 적중했다. 선발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열 살 어린 후배가 흠칫 놀라면서 보크를 저지른 것이다. 심판은 ‘이태양이 이미 공을 던지는 동작에 들어갔지만 갑자기 중단했다’면서 ‘보크가 나올 경우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한다’는 규정에 따라 3루 주자 이종욱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종욱은 3회뿐만 아니라 나머지 세 타석에서도 안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4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4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다.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날린 그는 16일 창원 두산전에서도 3타수 2안타에 3타점으로 활약했다. 또 전날에도 5타수 2안타 3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종욱은 경기 후 “오늘 지면 연패에 빠질 수 있어 최대한 살아 나가려고 했다”면서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순위 싸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NC는 외국인 타자 테임즈도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선발 찰리는 6.2이닝 6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전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NC는 한화를 8-4로 제압, 47승33패를 기록하며 2위 넥센과의 승차를 다시 반 경기로 줄였다. 5연승에 실패한 한화는 29승1무49패.
광주에서는 LG가 KIA를 11-8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포수 최경철이 0-3으로 뒤지던 4회초 만루 홈런을 폭발하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LG는 4회에만 9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삼성은 부산 원정 경기에서 롯데를 15-12로 물리치고 이틀 연속 승리를 챙겼다. 이승엽이 5타수 3안타에 3타점, 박한이가 5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렸다. 잠실 두산-SK전은 우천 취소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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