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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벽장에 숨어 있던 유병언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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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벽장에 숨어 있던 유병언 놓쳤다

입력
2014.07.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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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별장 수색 때 비밀방 은신" 여직원 지난달 검찰 조사 때 진술

6월 11일 오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금수원 내부에 진입하고 있는 6000여 명 경찰인력. 뉴시스
6월 11일 오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금수원 내부에 진입하고 있는 6000여 명 경찰인력. 뉴시스

검찰이 5월 25일 전남 순천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 속의 추억’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별장 내부에 숨어 있었던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아해프레스 직원 신모(34·여)씨는 지난달 26일 조사에서 “5월 25일 오후 4시쯤 수사관들이 별장 후문을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려 유씨를 2층 통나무 벽 안에 있는 은신처(비밀 방)로 급히 피신시켰다. 유씨는 수사관들이 수색을 마칠 때까지 그 은신처 안에 숨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신씨는 5월 3일부터 유씨와 함께 별장에 머무르다 5월 25일 검찰에 체포돼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신씨로부터 진술을 확보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수사관들을 보내 별장 내부를 수색해 2층 통나무 벽 뒤 9.9㎡ 크기의 비밀 방을 확인했다. 밖에서는 통나무 벽으로 보이는 이 방은 안에서 잠글 수 있는 출입문이 달려 있다. 유씨가 언제 별장에서 빠져 나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비밀 방에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 ‘4호, 5호’라고 적힌 은행 띠지 등이 들어있는 가방 2개가 발견됐다.

신씨는 체포된 직후인 5월 28일 조사에서는 “5월 25일 새벽 잠을 자고 있는데 인기척이 나서 눈을 따보니 성명 불상의 남자가 유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다시 잠 들었다가 깨보니 유씨가 사라지고 없었다”고 말했었다.

미국 국적의 신씨는 체포 당시 영어로 “경기 안성에 사는 미국 국적의 구원파 신도다. 영사를 불러달라”며 시간을 끌었었다. 그는 처음 묵비권을 행사했고 유씨와 함께 도피생활을 해왔던 사실만 시인하다 한달여만에 비밀 방에 대한 진술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5월 24일 오후 11시쯤 순천에서 체포한 구원파 신도 추모(60)씨에게 “유씨를 별장에서 본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다음날인 5월 25일 오후 4시쯤 별장을 덮쳤다. 하지만 검찰은 문이 잠겨 있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에야 별장에 진입했고 2시간 가량 수색을 벌였지만 비밀 방을 찾아내지 못했다. 검찰은 별장을 압수수색한 다음날인 5월 26일 전남경찰청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고 경찰은 별장에서 유씨의 체액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5월 25일 수색 당시 비밀 방에 있던 유씨를) 찾지 못한 게 통탄할 노릇이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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