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변호사… 금융 경력 없어
한국거래소가 여당출신 정치인을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기관 고위직에 ‘관피아’ (관료 출신)인사 척결을 외쳤지만 결국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정피아’(정치권 인사)였다.
한국거래소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상임감사위원에 권영상(사진)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권 신임감사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경남도당 부위원장을 지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경남선대위 정책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거래소 감사는 그 동안 대표적인 관피아 몫 자리로 꼽혀 왔다. 주로 기획재정부, 감사원 등 관료 출신이 내려가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 논란이 일자 거래소 상임감사위원 공모에는 역대 최다인 17명이 지원했다. 관피아 낙하산은 없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관피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결국 정피아.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관련 이력이 전혀 없는 정치인이 거래소 감사에 선임됐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첫 공공기관 고위직 임명이었는데 관피아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주총에서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을 코스닥시장위원장에 선임해 겸직하도록 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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