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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부페이 vs.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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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부페이 vs. 뷔페

입력
2014.07.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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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Word Play (재미있는 말)

Buffet restaurant의 발음을 놓고 혼선을 빚는 것은 한국인뿐만이 아니다. 애초에 buffet가 프랑스어에서 왔기 때문에 마지막 자음 t를 묵음 처리하는 건 누구나 알 테지만 앞부분의 발음은 서로 다르다. 주로 ‘부페이’, ‘버페이’, ‘부-페이’라고 한다. 한국식 발음인 ‘뷔페’는 원음과 거리가 멀어서 처음 이 발음을 주창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 심정이다.

발음만 놓고 보면 ‘-ffet’ 부분에 강세를 주는 게 일반적이어서 ‘버페이’든 ‘부페이’든 2음절에 힘을 주어 발성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첫 음절에 강세를 주고 미국에서는 둘째 음절에 힘을 주어 발성하는 편이다. 이는 프랑스를 받아들인 과정에서부터 생긴 패턴이다. Ballet나 garage, massage 등의 프랑스어를 차입할 때 영국은 첫 음절에 미국은 2음절에 강세를 두게 되었다고 한다.

Buffet의 등급에 따라 발성을 달리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에서 흔히 중국인이 경영하는 ‘buffet restaurant’나 ‘All-you-can-eat Buffet’처럼 저렴한 식당인 경우 ‘버페이’로 2음절에 강세를 둔다. 이와 달리 오페라 연회(gala event)처럼 매우 훌륭한 음식을 골고루 준비해 격식을 갖춘 경우엔 ‘부-페이’로 발음하되 첫 음절을 힘주어 길게 발성한다.

Buffet 발음에서 ‘부’냐 ‘버’냐 혼선이 생기는 이유는 프랑스어의 u발음을 영어에서 100%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짧고 간략한 ‘어’와 ‘우’의 중간음이라고 해도 역시 사람에 따라 발성의 편차가 생긴다. 이런 경우 발성의 요령은 accent가 생기는 다음 음절을 힘주어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별 문제가 안 생긴다.

캐나다의 프랑스어 사용 지역인 Montreal이나 Quebec에선 ‘boo-fay’처럼 말한다. 발음만 참고한다면 격식 갖춘 buffet 식당을 의미하는 셈이다. 그런데 사실 어원이 같은 프랑스어 buffet나 이태리어 buffetetto, 독일어의 puffen은 모두 ‘밀치다’, ‘헤집고 다니다’는 뜻을 갖는다. 음식을 찾아 홀을 열심히 다녀야 하는 식사는 테이블에 앉아 손님 대접을 받는 귀한 식사도 아니고 격식을 차린 식사도 아니다.

우리 식의 ‘뷔페’라는 표준어 표기가 있지만 미국에선 비슷한 발음도 없고 원음과 동떨어진 발음이기 때문에 적어도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부페이’라고 해야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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