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스라엘이 혈안돼 찾는 하마스 땅굴의 정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혈안돼 찾는 하마스 땅굴의 정체

입력
2014.07.23 15:09
0 0

이스라엘이 자국 군인들이 희생될 줄 뻔히 알면서도 1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결정한 것은 하마스가 파놓은 땅굴을 찾아내 파괴하려는 목적이었다. 물자거래가 차단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는 이런 땅굴을 이용해 무기를 사들이고 또 전투원까지 이스라엘 지역으로 보내 공격을 해왔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지난 19일 땅굴을 통해 여러 명의 하마스 전투원이 이스라엘 남부로 침투해 이스라엘 병사들과 전투를 벌였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기관총과 대전차미사일 등으로 공격을 해왔고 교전 결과 하마스측에서 1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 2명이 부상했다. 한동안 이어진 교전 후 하마스 전투원들은 땅굴을 통해 다시 가자로 돌아갔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땅굴이 급증한 것은 2007년 하마스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부터다. 이스라엘은 이때부터 가자와 이스라엘의 경계를 폐쇄해 사람과 물자를 통제하는 봉쇄정책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경계지역에 안전 펜스까지 설치했다. 적외선 카메라와 센서로 펜스의 철망에 접근한다든지 닿는다든지 하면 근처의 이스라엘 기지로 바로 신호가 전달된다. 이 신호는 근처 상공을 날고 있는 무인기에 자동으로 전송돼 공격에 나서게 된다. 하마스 로켓탄을 90% 가까이 요격하고 있다는 아이언 돔 못지 않은 첨단 방어시스템이다.

하마스가 늘려가기 전까지도 땅굴은 있었지만 그것은 주로 가자 남부의 라파 같은 이집트 국경도시에 판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해 이집트에서 식료품이나 휘발유 같은 생필품과 무기를 사들이는 루트였다. 물론 이 땅굴 역시 이스라엘의 타깃이었고 라파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하마스의 가자 장악을 전후해서는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로 전투원을 보내 이스라엘군이나 시민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하마스 전투원이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납치해 이 땅굴을 통해 가자로 데리고 간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5년의 협상 끝에 이 병사를 돌려받는 대신 붙잡고 있던 팔레스타인인 1,027명을 풀어줘야 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 이후 현재까지 발견한 땅굴은 23개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은 땅굴이 수십개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탐색ㆍ파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땅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66개나 발견됐는데, 이중 상당수는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가자지구 동북부 셰자이야에 설치됐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이번 가자 공격 이후 하루 최대 희생자를 냈던 지역이다. 필립 윌콕스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하마스는 땅굴 입구를 민간인이 몰려 있는 주택가나 학교 같은 곳에 설치했다”며 “땅굴이 있는 곳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땅굴의 깊이는 최대 27m에 이르며, 콘크리트 60만톤이 건설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는 건설자재 반입이 엄격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마스는 이집트와 연결된 또다른 땅굴을 통해 콘크리트를 들여왔거나 주택 건설 등의 용도로 수입한 콘크리트를 땅굴 건설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은 가자 중부에 인접한 아인 하슈로샤에서 길이 약 1.7㎞의 이 전략땅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땅굴 내부는 시멘트로 발라져 있었고 안에는 수십㎏의 폭탄도 있었다. 이런 땅굴은 노출되지 않도록 입구를 시멘트로 막아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들어갈 경우 폭탄이 터지도록 장치 돼 있다고 이스라엘측은 설명한다. 건설 비용은 m당 약 100달러(1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