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기술위원장에 김학범?
‘공부하는 축구’인 김학범(54) 전 강원 FC 감독일까.
대한축구협회가 브라질 월드컵 참패의 원인(遠因)으로 지목된 기술위원회 의 기능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편 방향은 독립성 강화다. 협회 관계자는 “기술위원장을 ‘결재 라인’에서 배제하는 등 독립적인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 행정 라인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상근 위원을 두는 방안도 유력하다”고 전했다.
관건은 바뀐 시스템 속에서 한국 축구 발전을 이끌 수장이다. 협회 측은 “이번 주 안에 신임 기술위원장 선임을 마무리한다. 기다려 달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가운데 김학범 전 감독이 새 기술위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의견이 축구계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 전 감독은 현역 시절 철저한 무명이었다. 태극마크는커녕 프로팀에서도 뛰지 못했다. 실업 팀 국민은행에서 10여 년간 선수 생활을 한 김 전 감독은 그러나 지도자로 변신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듯이 축구에 대한 끊임 없는 분석과 연구로 ‘전략가’ 소리를 들었다. 김 전 감독은 2006년 ‘델파이 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방법에 관한 내용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명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강원 FC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전 감독은 지금도 축구 공부에 게을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부터 해마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브라질, 잉글랜드 등으로 날아가 견문을 넓혀 왔으니 축구에 대한 분석력은 ‘보는 눈이 다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기술위원장 후보 이용수(55) 세종대 교수가 줄곧 고사 의사를 밝히고 있어 김학범 카드에 무게가 실린다.
협회 관계자는 “기술위원장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야 집행부도 기술위원회와 다각도로 논의 해 새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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