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보궐선거는 고교ㆍ대학 선후배 사이인 전직 시장간 맞대결로 펼쳐지고 있다. 현재로선 여권 우세지역으로 꼽히지만, 야당은 막판 역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 후보는 모두 충주 출신이며 청주고와 고려대를 나왔다. 한 후보가 민선4기 시장을 지낸 뒤 이 후보가 민선5기 시장 자리를 이어받았고, 2011년 충주시장 재선거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에는 이 후보가 50.31%의 득표율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한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현재 여권은 이 후보의 낙승을 점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한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충주 지역이 여당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 6ㆍ4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이시종 후보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충주에서만큼은 윤 후보가 이 지사를 앞섰고,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60% 가까운 득표율로 새정치연합을 크게 따돌렸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 후보는 “박근혜정부의 개혁 목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면서 ‘국가혁신 로드맵 추진, 김영란법 조속 입법 추진’ 등을 공약했다. 충주 목행동에 거주하는 윤모(62)씨는 “인물은 두 사람이 큰 차이 없으니 이왕이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며 이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충주는 각종 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거의 해마다 선거가 치러지고 있어 선거 피로도가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도 2004년 이후 5번째 재보선이다. ‘선거공화국’이란 오명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에선 “중간에 도망가지 않는 사람을 찍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때문에 한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가 새누리당 윤진식 전 의원의 중도 하차로 치러지게 됐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한 후보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시민들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새누리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성내동에 사는 직장인 조성현(35)씨는 “새정치연합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쨌든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 의원의 사퇴 때문에 치러지기 때문에 한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김종현 후보는 ‘젊은 인물론’을 강조하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후보의 양강 구도에 맞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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