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 관계자 "격무로 피로중첩·부인 건강악화로 사의" 후임에 추경호 기재1차관·조원동 前수석 등 거론
장관급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실장이 오늘 일신상의 사정으로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 실장의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사의를 표했다. 여러 번 간청을 했고, (대통령께서) 승낙을 참 어렵게 주셨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은행 일과 대학공부를 병행하면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으며, 공직에서도 예산과 재정, 정책 기획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획·전략통으로서 '고졸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혀왔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및 차관을 거쳤으며 현 정부에서 장관급인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되며 이른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최근까지도 국무조정실장으로서 부지런하고 의욕적으로 일해왔다는게 국무조정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날인 21일에는 국회 예결위에 밤 10시30분까지 참석했다. 이어 이날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 대통령 앞에서 규제정보포털에 대한 시연을 했고, 회의를 마친 후 박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에게 별도로 현안보고까지 했다.
이어 오후에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신임 사무관 420명을 대상으로 '공직관'을 주제로 2시간짜리 특강까지 마쳤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사의는 갑작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의 사의와 관련해 "지난 7년간 청와대 비서관과 기재부 예산실장 및 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치면서 격무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와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해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 실장의 부인이 지난해 숨진 큰아들을 2년간 간병하면서 건강이 매우 안 좋아졌고, 부인의 병 간호를 할 마땅한 가족이 없어 직접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김 실장이 총리와 청와대에 간곡히 전달한 끝에 어렵게 사의를 수락받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 새 경제팀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출범에 맞춰 자연스럽게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김 실장은 이임사에서 "총리의 유임과 새 내각의 출범으로 총리실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며 "그럴수록 여러분들이 다른 어느 부처보다 더 고민하고, 더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기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 그는 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직원 750여명에게 그간의 소회와 격려를 담은 내용의 편지와 영화표 2장씩을 보내기로 했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추경호 기재부 1차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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