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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다음달부터 2주전 예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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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다음달부터 2주전 예보한다

입력
2014.07.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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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등생물이란 건 편견…사람보다 유전정보 많아

양식 어민들에게 해마다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적조 발생 시기를 예보하는 서비스가 남해안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8월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적조가 특히 자주 생기는 통영과 남해, 여수, 고흥 지역 어민들은 적조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2주전 적조 발생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처음 시범적으로 적용되는 적조 예보 시스템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올 3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정해진 교수팀에 의뢰해 개발된 예보 기술과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의 자체 예측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미래부와 해수부는 “올해 시범 실시 결과 유효성이 인정되면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남해안을 덮치는 대표적인 적조생물은 코클로디늄이다. 육지에서 약 10㎞ 떨어진 바다에서 생긴 뒤 서서히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가까운 해안으로 이동해온다. 처음에는 몇 안 되지만 몸이 둘로 나뉘면서(이분법) 급격하게 번식한다. 바닷물 1㏄ 당 코클로디늄이 300개 안팎이 되면 띠를 형성하며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은 육안으로 확인돼야 주의보가 발령된다. 1㏄ 당 1000개 이상이면 경보다.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됐을 땐 이미 적조가 확 퍼지고 난 이후기 때문에 어민들은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코클로디늄은 표층 수온이 22도 이상이면서 1주일 이상 맑은 날씨가 이어질 때 최대로 성장한다. 또 1주일 동안의 강수량이 30㎜ 이하로 적어 염분 농도는 높으면서 질산염 농도가 낮아지면 코클로디늄이 규조류를 비롯한 경쟁 생물을 누르고 급속하게 성장한다. 반대로 비가 주기적으로 내려 바닷물 속의 질소와 인 농도가 높아지면 코클로디늄보다는 규조류나 다른 소형 적조 생물이 더 잘 번식한다.

이 같은 성장조건으로 볼 때 정 교수팀은 “현재 우리나라 해안에선 코클로디늄의 번식이 다소 억제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달 초 태풍 ‘너구리’의 간접 영향도 있었다. “태풍의 강한 바람이 남해안의 코클로디늄을 분산시켜 밀도를 어느 정도 줄여 놓았다”는 것이다.

적조하면 아주 하등한 생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지난 1억~2억년 동안 적조가 환경에 적응해온 속도와 방식은 고등생물 못지 않게 뛰어나다. 덕분에 수천 종이 세계 곳곳에 퍼졌고, 남극 같은 극한 추위까지도 견디며 번식력을 뽐내고 있다. 다른 많은 적조가 질소와 인 같은 영양성분이 많은(부영양화) 해역을 선호하는데 비해 코클로디늄은 특이하게도 육지에서 떨어진 청정 지역에서 발생한다. 부영양 해역에 있다간 번식 속도가 빠른 다른 적조와의 경쟁에서 밀릴 게 뻔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적합한 환경을 찾은 것이다. 2, 3일에 한 번 꼴로 분열하는 코클로디늄은 다른 적조에 비해 번식이 느린 편이다. 규조류는 하루에 4번까지도 분열하고, 하루 한번씩 꼬박꼬박 분열하는 적조생물도 있다.

코클로디늄은 낮에는 해수면 가까이에서 햇빛을 받고, 밤에는 해저로 내려가 해양생물의 사체에서 나온 영양분을 흡수한다. 플랑크톤이나 세균을 잡아먹기도 한다. 또 적조는 놀랍게도 사람보다 유전정보가 약 100배나 많다. 정 교수는 “유전자를 이루는 염기서열이 사람은 약 30억개인데, 적조는 3,000억개”라며 “작지만 아주 복잡하고 영리한 생물”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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