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이세돌의 기발한 착상

결승 5번기 제4국

백 이세돌 9단 흑 최철한 9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5 최철한이 1로 귀를 지켰지만 아직도 확정가는 흑이 상당히 부족하다. 반면 이세돌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차분하게 2로 뛰어나가 천천히 흑의 두터움을 지우면서 은근히 왼쪽 흑돌을 위협했다.

3부터 10까지 진행된 다음 A로 지켜두면 안전하지만 그 정도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다. 최철한이 얼른 반상 최대인 상변 11을 차지해 또 실리를 벌어들였다. 이제는 매우 미세한 승부가 예상된다.

12 때 13이 고심의 한 수다. 참고1도 1은 2를 두게 해서 자연스럽게 중앙이 지워지는 게 싫다는 뜻이다. 반면 실전에서는 14의 단수 한 방이 아프지만 대신 참고2도 1로 젖힐 때 2의 반발이 강력하다.

그렇다면 백은 그냥 B로 뻗는 정도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세돌의 다음 한 수가 관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6, 18을 선수한 후 20으로 붙여 상대의 앞길을 가로막은 게 과연 이세돌다운 기발한 착상이다. 이 수의 의미는 무엇일까.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