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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평창조직위원장 돌연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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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평창조직위원장 돌연 사퇴

입력
2014.07.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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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경기장 건설 등 더디다" 박 대통령에 우려 표명해 낙마설도

후임으로 한승수 前 총리 유력, 0순위 거론 조양호 회장은 고사

21일 전격 사퇴를 선언한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서울 중구 평창 조직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임 인사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퇴 변을 통해 "동계올림픽 유치가 온 국민의 합작품이었듯이 그런 국민적 단합과 열정으로 성공 개최 또한 이뤄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1일 전격 사퇴를 선언한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서울 중구 평창 조직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임 인사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퇴 변을 통해 "동계올림픽 유치가 온 국민의 합작품이었듯이 그런 국민적 단합과 열정으로 성공 개최 또한 이뤄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진선(68)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21일 전격 사퇴하면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011년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았던 김위원장은 같은 해 10월 초대 조직위장을 맡아, 지난해 10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10월까지가 임기다.

평창올림픽까지 3년여 남은 상황이지만 사전 준비대회 성격인 프레올림픽이 2017년 2월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직위장 전격 사퇴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하지만 김위원장 신변에 대해서는 소치동계올림픽 직후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지지부진한 경기장 건설과 흑자 올림픽의 관건인 마케팅에 탄력이 붙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불똥은 조직위 개편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기존 1사무총장 2사무차장 직제에서 3부위원장 체제로 개편이 그것이다. 김위원장과 ‘호흡’을 맞추던 문동후(65) 사무총장이 맡고 있던 자리에 곽영진(57) 전 문체부 제1차관이 선임되면서 갈등 설이 표면화됐다. 조직위 사무총장은 자금과 인사를 총괄하는 실세 자리다.

한달 여전에는 예정에 없던 평창 조직위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가 이뤄지면서 김위원장 사퇴는 돌이킬 수 없는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결국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동후 전 부위원장이 지난 10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의 ‘칼끝’이 김위원장을 겨누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게 돌았다. 이에 항의라도 하듯 김위원장은 지난 17일 강릉에서 열린 올림픽 빙상경기장 기공식에 불참했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김위원장의 낙마 배경으로 2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김위원장이 박근혜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집권세력의 실세로 부상하자 이에 대한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위원장은 그 동안 차기 국무총리, 비서실장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오르내렸다. 둘째 이달 초 토마스 바흐(6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구닐라 린드버그(67) 조정 위원장 등 대규모 IOC 수뇌부들이 소치올림픽 디브리핑(차기 개최지에 직전 대회의 운영 노하우 전수) 행사를 위해 평창을 방문한 뒤, 경기장 건설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 점도 김위원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청와대에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위원장의 후임으론 한승수(78) 전 국무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유엔총회의장, 재경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탁월한 국제감각과 2005~07년까지 평창유치위원장을 지내 스포츠외교에도 밝은 한 전총리는 박 대통령과도 인척관계(이종사촌형부)로 힘을 받고 있다. 강원 동해 출신인 김위원장의 사퇴에 따른 지역 여론 악화도 같은 강원 출신(춘천)한 전총리 카드로 막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당초 후임 위원장 0순위로 거론된 조양호(65) 대한항공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해운 정상화를 비롯한 그룹 재무구조개선 등 업무가 산적해 조직위원장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사의 뜻을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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