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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빌려 쓰세요" 대여 마케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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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빌려 쓰세요" 대여 마케팅의 힘

입력
2014.07.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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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에선...제품 품질ㆍ성능 과시하고 직접체험 통해 잠재 고객 확보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 수입차들을 직접 빌려 원하면 누구나 현대차와 함께 2박 3일 동안 비교 시승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 수입차들을 직접 빌려 원하면 누구나 현대차와 함께 2박 3일 동안 비교 시승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올림푸스한국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 2종류를 빌려 주는 서비스를 실시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림푸스한국 제공
올림푸스한국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 2종류를 빌려 주는 서비스를 실시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림푸스한국 제공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는 지난주 휴가철을 맞아 자사의 미러리스 카메라 X시리즈를 가진 고객들에게 10가지 XF렌즈를 5박6일 동안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소 수십만원, 비싼 것은 100만~200만원 하는 렌즈를 홈페이지에 예약 메일만 보내면 선착순으로 공짜로 쓸 수 있게 하는 행사는 이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21일 “미러리스카메라가 렌즈를 자유롭게 바꿔 낄 수 있는 제품임에도 대부분 사용자들이 가격 부담 때문인지 하나만 쓰는 경우가 많다”며 “야외 활동이 많은 휴가 기간 동안 자유롭게 좋은 렌즈를 경험하게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를 최소 2박3일 동안 번갈아 타볼 수 있는 ‘비교 시승’ 행사를 이달 29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참가 희망자는 2인 1조로 시승조를 꾸려 현대차 홈페이지에 원하는 날짜를 확인하고 신청을 하면 추첨을 통해 240명을 뽑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와 비교해 품질이나 성능이 전혀 떨어지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수입차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갖고 있다”며 “마음껏 타보면서 BMW나 렉서스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현대차를 느껴보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마케팅에 ‘빌려주기(대여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싸야 몇만원 짜리 시제품을 맛보기용으로 제공하던 데서 벗어나 수백만원 짜리 카메라나 렌즈는 물론 기름을 가득 채운 수 천만원 짜리 자동차 키를 고객에게 과감히 건네며 제품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이는 제품이 망가질 수도 심지어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품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만큼 좋은 홍보는 없다는 판단과 함께 그 만큼 제품의 품질과 성능에 자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이중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림푸스한국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인 ‘OM-D E-M1’와 ‘PEN E-P5’를 3박4일 동안 빌려주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첫 3개월 동안 500명을 포함해 지난달까지 1,000명 이상이 대여 서비스에 참가 했는데, 강남직영점에서 카메라를 빌려 간 10명 중 2명 정도가 제품을 샀을 만큼 성공적이었다는 게 자체 평가다.

조혜영 홍보팀장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제품 정보를 얻는 것이 일상화한 상황에서 상당수 잠재 고객들이 제품을 먼저 경험한 파워블로거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좋은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대여 서비스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LG전자도 최근 원하는 고객 누구에게나 무선 침구 청소기인 ‘침구킹’을 3일 동안 빌려주는 서비스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부터 ‘제네시스 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 ‘제네시스 대 BMW5 시리즈’ ‘쏘나타 대 토요타 캠리’ ‘i30 대 폴크스바겐 골프’ ‘벨로스터 대 미니(MINI) 쿠퍼’ 등을 대상으로 맞짱 비교 시승 행사를 진행한 결과, 참가자의 28%가 한 달 안에 현대차를 계약했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벤츠E300과 BMW5시리즈와 제네시스를 함께 타본 9,800명 고객 중 28%가 제네시스가 디자인, 성능에서 더 낫다고 손을 들어줬다”며 “수입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깨뜨리기 위한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전까지는 현대차를 타다 지난 10년 동안 수입차를 탔던 40, 50대 고객을 현대차로 다시 끌어들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교시승을 경험한 김기형(42)씨는 “현대차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봤지만 직접 타보면서 예전에 알았던 현대차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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