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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3대 출산 경험담엔 한국 사회 변천사가 오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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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3대 출산 경험담엔 한국 사회 변천사가 오롯이...

입력
2014.07.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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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피임도구ㆍ분만실 장비

요즘 유행 만삭 사진ㆍ탯줄도장 전시

1960년대의 가족계획 포스터.
1960년대의 가족계획 포스터.
1960~70년대 점집의 광고 전단지. 태아의 성별과 해산일을 알아맞힌다고 적혀 있다.
1960~70년대 점집의 광고 전단지. 태아의 성별과 해산일을 알아맞힌다고 적혀 있다.

다섯 살 난 딸의 엄마인 인류학자가 자신과 어머니, 할머니의 출산 이야기로 전시를 꾸몄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출산 3대 이야기’를 기획한 조성실씨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근무했고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인류학자다. ‘출산 3대 이야기’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외부에 기획을 공모해서 나온 첫 전시다.

한 가족 3대의 출산 경험을 출산 전, 당일, 출산 후로 나눠 손때 묻은 물건과 자료, 구술 영상으로 보여준다. 조씨가 보관해 온 임신테스트기, 산모와 아기수첩, 태교 동화책과 CD, 출산준비물 꾸러미, 직접 만든 배냇저고리, 신생아용품을 비롯해 1960~70년대 가족계획 홍보물과 정부가 제공한 피임도구, 병원의 분만실에서 쓰던 의료기구, 요즘의 출산 풍속이 된 만삭 사진, 신생아 발도장, 탯줄 도장 등이 전시에 나왔다.

출산과 관련한 한국 사회의 변천사가 보여 흥미롭다. 특히 정부가 산아 제한을 외치던 시절의 가족계획 홍보물은 저출산을 고민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 협박하던 1960년대 표어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70년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8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와서는 ‘낳을수록 희망 가득 기를수록 행복 가득’이라며 출산 장려로 바뀌었다. 주부클럽연합회가 1974년을 ‘임신 안 하는 해’로 지정하고 회원들에게 보낸 가족계획 엽서와 피임법 홍보물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조씨는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통해 아기를 낳는다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엄마들에게 이 전시를 드린다“고 말했다. 9월 22일까지.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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