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시청률 대부분 한자릿수, 스타도 못 만들어 역수입 경쟁
파격적 소재ㆍ형식에 제한 크지만 "다채널 대비 못한 탓" 자성 목소리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이 흔들리고 있다. 일주일 동안 방영되는 60여 편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10%를 넘는 것이 10편도 되지 않는다. 반면 케이블과 종편의 예능은 만만치 않은 성적을 내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지상파 예능은 주말을 제외하면 평일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KBS는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 ‘비타민’을 제외하곤 10%를 넘는 프로그램이 없다. SBS는 ‘정글의 법칙 인 인도양’ 외에는 평일 시청률 10% 프로그램이 없으며 MBC는 평일 시청률 10%대 프로그램이 아예 전무한 실정이다. 7월14~20일 시청률이 KBS ‘밥상의 신’ 4.7%(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MBC ‘별 바라기’ 2.6%, SBS ‘매직아이’가 3.3%, SBS ‘도시의 법칙 인 뉴욕’이 3.5%를 기록하는 등 신규 예능도 고전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과 종편은 기존 프로와 신규 프로 모두 선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CJ E&M의 tvN은 ‘꽃보다 할배’의 스핀오프 격으로 ‘꽃보다 청춘’ 두 편을 연거푸 준비하고 있다. 유희열, 이적, 윤상 등 40대 가수로 구성된 페루팀과 손호준, 유연석, 바로 등 20대의 라오스팀이 출연하는 예고편 티저 영상을 내놓으며 홍보전을 시작했다. ‘컴온 베이지’ ‘두 남자의 특급찬양’ ‘고래사냥’ 등 새 예능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종편 JTBC의 ‘비정상회담’은 11개국 청년들이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2회 만에 시청률 2.4%를 기록했고 연예인들이 학창 시절로 돌아가 고교생 체험을 하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역시 12일 첫 방송에서 2.5%의 시청률을 보였다. 정치ㆍ시사ㆍ예능을 평가하는 ‘썰전’, 남녀 문제를 과감하게 다루는 ‘마녀사냥’ 등이 예상외로 선전하며 간판 프로그램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히든싱어 3’, ‘예뻐질지도’ 등 새 예능 프로 역시 주목받고 있다.
지상파는 프로그램 부진으로 스타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케이블이나 종편에서 뜬 스타를 섭외하기 위해 경쟁하는 이상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의리’로 뜬 개그우먼 이국주와 김보성, tvN ‘섬마을 쌤’과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샘 오취리 등을 지상파가 섭외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 대표 사례다. 케이블과 종편이 출범하며 지상파 인재를 대거 등용하던 것과 반대가 된 것이다. 한 지상파 PD는 “케이블과 종편에서 인기를 얻은 연예인을 지상파가 다시 출연시키고 있다”며 “그들을 섭외하는데 있어 지상파라고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는 다채널 다매체 시대의 진입과 함께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지상파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지상파 PD들은 “방송 생태계의 변화에 적극 대비하지 못한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PD, 아나운서 등의 유출을 막지 못했고 제작비 지원이 적다는 이유로 콘텐츠 개발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한 지상파 PD는 “지상파는 소재나 형식에서 제한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KBS나 MBC는 소재나 형식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공영방송에 맞는 새로운 예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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