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공무원 임금 7년만에 인상…아베노믹스 순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공무원 임금 7년만에 인상…아베노믹스 순풍?

입력
2014.07.21 16:49
0 0

日 경기 반영하는 주요 척도

민간기업 실적개선·임금인상 맞춰

지방·中企 배제한 논공행상 지적도

일본 내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공적 안착이라는 자평이 나오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 도중 주먹을 불끈 쥔 채 비장한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내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공적 안착이라는 자평이 나오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 도중 주먹을 불끈 쥔 채 비장한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경기 침체에 따라 7년간 묶어둔 국가공무원 급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궤도에 올랐음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로 평가되는 반면, 아베노믹스의 온기가 닿지 않은 지방과 중소기업을 배제한 논공행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21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인사원이 내달 예정인 2014년도 국가공무원 급여 개정 권고에서 국가공무원의 급여를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가공무원의 임금은 일본내 경기를 반영하는 척도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랜 거품경제 속에서 일반 기업의 임금이 대폭 삭감된 반면 국가공무원의 임금은 지속적으로 인상, 일반 기업의 임금을 웃돌면서 각종 불만이 표출되자 인사원은 매년 시중 경기에 맞춰 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 일반직 급여는 2007년도에 0.35% 인상된 이후 매년 동결 혹은 마이너스 권고가 지속됐으나 7년 만에 플러스 권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국가공무원 임금 인상의 표면적인 이유는 아베노믹스의 성공이다.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총리가 대담한 양적 완화, 재정 전략, 성장 전략 등을 내세운 아베노믹스 덕분에 수년간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던 엔고가 막을 내리고, 일본 기업들의 주가도 급상승했다. 덕분에 도요타, 닛산 등 일본의 7대 자동차 기업의 수출채산성이 개선되자, 아베 총리는 기업들에게 노골적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기업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신일철주금, 히타치, 파나소닉 등 제조업계도 실적이 개선되면서 임금 인상을 적극 단행했다. 일본 노동자조합을 대표하는 렌고(連合)가 산하 노조 보고를 정리한 2014년 춘투(春鬪ㆍ임금투쟁) 집계에 따르면 민간기업 평균 임금 인상률은 2.07%에 달했다.

민간기업이 지급하는 보너스 역시 2008년 리먼 쇼크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어, 4년째 3.95개월어치의 보너스가 지급되던 국가공무원의 보너스가 4개월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은 “인사원 권고는 민간과 국가공무원의 급여 수준 격차를 시정하는 방향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민간기업의 임금 인상은 플러스 권고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임금 인상이 지방과 중소기업까지 충분히 파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공무원만 임금 인상을 권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사원은 급여제도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지방에 근무하는 국가공무원의 급여는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2011년 3월 도호쿠(東北) 대지진 당시 부흥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12, 2013년도 국가공무원 급여를 일률적으로 7.8% 감액한 것을 보전해주는 생색내기라는 목소리도 있다.

관련 전문가는 “민간 기업의 실적이 개선, 국가공무원의 임금 인상 요인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일본 정부가 심각한 재정 적자에 허덕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기상조인 면도 있다”며 “국가공무원 임금 인상은 아베노믹스의 성공으로 인식시키려는 아베 정권의 정치적 의도도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