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숲 누비며 결정적 한방 과시
로스터 등록 땐 일본인 출신 2호
미국프로농구(NBA)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제2의 제레미 린(26ㆍ휴스턴 로키츠) 열풍이 불 조짐이다.
주인공은 일본 출신 단신 포인트가드 도가시 유키(167㎝ㆍ67㎏)다. 댈러스 매버릭스 소속의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4 서머리그 내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캐스터들은 “자이언트 킬러다. 도가시가 빠르게 두터운 팬 층을 형성했다”고 놀라워했다.
도가시는 21일 현재 4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12일 뉴욕 닉스전부터 19일 피닉스 선즈전까지 빠짐없이 코트를 누볐다. 그러나 벤치 멤버인 탓에 개인 기록은 출중하지 않다. 평균 9분 남짓 뛰면서 득점은 경기 당 4점, 어시스트는 평균 1개가 채 되지 않고 리바운드가 1.75개다.
하지만 존재감이 남다르다. 장신 숲을 휘젓고 다니는 돌파력에다 승부처에선 결정적인 한 방씩을 터뜨리고 있다. 공의 궤적을 높게 해 상대 블록슛을 피하는 ‘플로터’(Floater)는 그의 장기. NBA 공식 홈페이지는 “가장 작은 선수가 중요한 골을 넣고 있다”(Small Guy, Big Shot)고 전했다.
지난 17일 샬럿 호네츠 전은 도가시가 서머리그를 뜨겁게 달군 하루였다. 11-16으로 뒤지던 1쿼터 2분 여를 남기고 코트에 투입된 그는 쿼터 종료 직전 3점슛을 성공 시켰다. 또 정확한 미들슛으로 공격을 주도하더니, 2쿼터와 3쿼터 두 차례나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환상적인 플로터로 박수 세례를 받았다. 10분51초를 뛰면서 도가시가 올린 득점은 12점, 가로채기가 1개 있었다.
일본 프로농구에서 뛰고 있는 도가시는 지난해에도 서머리그에 참가했다. 댈러스가 초청했다. 하지만 NBA 로스터에는 뽑히지 못했다. 40㎝ 이상 큰 선수들 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못 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훤칠한 외모에 화려한 플레이를 잇따라 선보이며 어린이 팬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도가시는 “상대가 나를 열 다섯 살 아이로 볼 거다. 그러나 이 때문에 사람들이 날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의 여유도 갖고 있다. 만약 도가시가 NBA 로스터에 등록된다면 2004년 일본인 최초로 NBA에서 뛰었던 타부세 유타(유타 재즈)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을 쓰게 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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