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정부 책임으로 몰아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에 대한 러시아 대응이 1983년 대한항공(KAL) 여객기를 격추했을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르게이 라드첸코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는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옛 소련이 KAL기 격추사건 당시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국제조사에 협조를 꺼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여객기 피격이 우크라이나 친(親) 러시아 반군의 소행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책임을 미루고 있고, 반군은 추락현장을 장악한 채 외부 조사를 방해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라드첸코 부교수는 31년 전 KAL기 피격으로 269명이 사망했을 때 옛 소련이 KAL기의 착륙을 도우려던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일주일도 안 돼 요격을 인정했고 미사일 발사에 앞서 경고사격이 있었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여객기 피격을 우크라이나 정부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드첸코 부교수는 “KAL기 격추는 옛 소련 시스템의 도덕적 파산을 드러내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심화시켜 옛 소련 몰락의 시초가 됐다”며 이번 사건도 러시아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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