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완구, 현장 최고위 참석 안 하도록 협상 잘해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미묘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가 수사권 부여와 관련해‘양보’를 앞세우면서, 비타협 원칙론으로 지금까지 야당의 요구를 저지해 온 이 원내대표의 입지가 궁색해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1일 경기 평택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24일이 세월호 100일인데 그때까지 진상조사 특위 출범 협상을 열심히 해 이완구 원내대표가 (현장 최고위 회의에) 참석 안 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위해 먼저 자리를 뜬 이후에 나왔다.
발언 자체는 이 원내대표를 배려하는 모양새지만, 이 원내대표의 권한에 가까운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를 이 원내대표가 없는 자리에서 주문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가뜩이나 새누리당 내에서는 최근 이 원내대표가 지난주 김 대표가 주관하는 현장 최고위에 불참하면서 두 대표 사이에 신경전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던 터라 두 사람의 신경전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 대표와 원내사령탑의 불편한 분위기는 지난 16일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여야지도부 담판회동 이후부터 감돌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후 당 회의에서도 수사권 관련 양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내지도부의 기존 입장과는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 원내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당 대표가 직접 야당 대표와 담판 협상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지금까지 협상을 이끌어 온 원내지도부의 대야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지난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주요 이슈마다 대표회담 등을 통해 ‘담판’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전병헌 당시 원내대표의 입지가 크게 줄면서 존재감을 잃었다”며 “때문에 이 원내대표 측에서 원내 사안에 있어서 만큼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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