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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투를 놓치지 않으려면 연습 때도 실투를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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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투를 놓치지 않으려면 연습 때도 실투를 쳐라

입력
2014.07.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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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등 이라고 사전에 나온다. 야구 훈련을 할 때 한국 선수들이나 부모님들은 강하고 자극적인 방법을 좋아한다. 그래서 ‘피나는 훈련으로’, ‘한계를 극복해서’ 등등의 문구가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과 함께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인 훈련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피나는 연습이란 몸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한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몸에서 피가 나면 열심히 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런 교육에 익숙하다 보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라고 반문해 본다. 강도 높은 훈련에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부상이라는 불청객이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의 최대 성과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선수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다. 더군다나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라면 더욱더 이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야구의 타격 훈련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타격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우리는 보통 하루에 100개, 200개 그리고 그 이상의 배팅 연습을 했는가에 포커스를 맞추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보니 배팅을 하며 느끼는 선수 스스로의 감정보다는 훈련량에 대한 만족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거기에 더해서 투수와의 거리를 가깝게 하고 최대한 빠른 볼을 치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적응이 쉽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일지는 의문이 다. 또한 타격 훈련은 주로 어려운 볼을 치는 연습을 한다. 예를 들어 바깥쪽으로 꽉 차는 볼과 몸쪽에 꽉 차는 볼을 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볼을 맞히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극단적인 연습을 하다 보면 선수들은 타격 연습하는 시간이 즐겁기 보다는 괴로운 시간이 되며, 스스로 타격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연습이란 게임에 대비해서 기량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저 3할 타율이라 하면 10번 중에 3개의 안타를 치는 것이며 잘 치고 못 치는 선수를 나누는 기준이다. 3번의 성공은 반대로 7번의 아웃이라는 이야기다. 투수가 던진 볼이 정확한 코스를 타고 홈 플레이트를 통과하면 타자는 결코 치기 쉽지 않다. 우리가 야구 중계를 볼 때 잘 맞은 타구의 슬로비디오를 기억해 보자. 대부분의 타구들은 대부분 가운데로 들어오는 볼이다. 그리고 선수들의 인터뷰를 들어 보면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공략했다”고 말한다. 즉 대부분의 좋은 타구는 투수가 던진 실투이며 가운데로 몰린 볼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왜 연습할 때는 가장 어려운 코스의 볼을 쳐야 하는가 반문하게 된다. 타자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볼을 연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하고 가장 어려운 방법으로 훈련하면 스스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쉽게 나올 답을 우리는 무엇인가 특별한 연습 방법이나 기술이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우리의 훈련 방법 중에 특별한 연습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언더 토스 배팅을 빠르게 올려주며 100~200개 정도를 쉬지 않고 치는 방법이라든지, 타자의 뒤쪽 방향에서 토스 볼을 올려준다든지 등의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 극단적이고 일시적인 훈련 방법이라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팅 훈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타자가 게임에서 잘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그 중에서 투수의 실투가 왔을 때 놓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자가 가장 치기 좋은 코스에 볼을 던져서 잘 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또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 배팅 볼을 던지는 투수의 능력이다. 제대로 던져주는 배팅 볼 투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며, 배팅 볼 투수는 절대적으로 컨트롤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장 치기 쉬운 스피드와 코스로 던져주고 나서 점진적으로 스피드를 높이며 타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야구 코치라면 분명히 타격의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주 여러 가지의 방법을 고안해 보고 직접 실행해 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훈련을 한다고 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핵심 내용이 다르다면 선수들이 느끼는 훈련의 질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선수의 기량 향상에는 더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내가 미국에서 야구 코치를 하며 느끼는 우리와 큰 차이가 바로 이런 ‘야구의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특별한 것을 찾고 있지는 않는지, 그리고 그 목적이 선수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선수, 코치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며 합리적인 훈련 방법일 수 있다. 동양의 사상인 유교가 위대한 것은 상식적이기 때문이라고 도올 김용옥 선생이 말한 것처럼 야구연습도 상식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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