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먼 미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탈북자 2만 6,000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부터 갈등이 생기면 통일 이후 우리 사회는 더 큰 혼란에 빠집니다. 통일 예행연습이 필요합니다.”
통일운동 시민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의 신미녀(54) 대표는 통일을 위한 전제조건으로‘사람과 사람의 통합’을 강조했다. 새조위가 그 동안 탈북자의 남한사회 정착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북 주민 통합에 치중하는 등 통일 후 시민사회 역할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가 통일 운동에 앞장서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함경북도 길주가 고향인 아버지를 둔 실향민 2세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북한의 집 주소를 비롯해 친지들의 이름을 외우도록 하며 “통일이 되면 북한의 가족을 꼭 찾으라”고 당부한 선친의 유언이 뇌리에 박혔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특히 탈북자들의 의료지원 사업에 적극적이다. 그는 “새조위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탈북주민들 가운데 직장을 바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알아봤더니 90% 이상이 암이나 산부인과 질환 등 투병으로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북한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데다 남한에 와서는 병원이 낯설어 병을 키운 사례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새조위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인천 적십자병원, 충남대병원 등 4곳에 북한이탈주민 상담실을 설치하고 탈북주민의 병원 이용을 돕고 있다.
신 대표는 새조위의 궁극적인 목표를 “통일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일과정의 첫 번째 과제로 사회통합을 꼽으면서 “지난달부터 시작한 ‘통일 코디네이터학교’를 출발점으로 시동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새조위는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1988년 발간한 나의 꿈 나의 도전:새롭고 통일된 조국에의 길이라는 통일관련 서적이 새조위 출범의 계기가 됐다. 5,000여 독자들이 서적 뒷편에 붙은 ‘통일염원’ 엽서를 보내면서 회원으로 참가했다. 통일 논의가 활발하지 않던 초기에는 주로 북한의 경제현실 등을 공부하는 세미나 위주로 활동했고‘고난의 행군’이후 북한 이탈주민이 늘어나면서 2000년대 들어 탈북주민 정착지원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의료지원 사업과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양성 등 교육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홍 의장에 이어 2009년부터 새조위를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 김&장 법률사무소 황정근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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