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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레이機 피격, 국제사회 힘 모아 책임 추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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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레이機 피격, 국제사회 힘 모아 책임 추궁해야

입력
2014.07.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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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미사일 피격으로 추락해 탑승객 298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은 인류역사상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반인륜적인 범죄다. 또 국제사회를 향한 도전이자 극악무도한 테러다. 우리의 경우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구소련의 전투기가 쏜 미사일에 피격 당해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던 유사 기억이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외신보도나 각국 성명 등을 종합해 보면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보잉 777)은 친러시아계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이 발사한 러시아제 부크(Buk))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정황이 유력하다. 비록 오인 사격이라 주장할지라도 친러시아 반군의 소행이라면 국제사회는 철저하게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반군에게 무기공급과 미사일 기술지도 등을 해왔던 러시아도 배후세력을 자임한 데 따른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조사단을 투명하게 꾸려 책임 소재를 샅샅이 가리고, 사건을 일으킨 집단이나 국가, 배후세력 등에 대해 통렬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여객기 추락 현장이 분쟁지역인데다 현장보전조치 없이 방치돼 있어 이미 증거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추후 미사일 발사 주체 조사나 진상 규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시신들은 항공기 잔해와 기내 탑재물, 승객 소지품 등과 함께 들판에 방치돼 있고 기온이 30도가 넘어 빠른 속도로 부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박스는 이미 친러시아 반군이 가져가 버린 상황이어서 진상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험한 항로를 선택한 말레이시아항공이나, 국제항로를 관리해온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기름값을 아끼려고 우크라이나 상공을 통과하는 단거리노선을 택한 말레이시아항공도 어이가 없다. 게다가 사고 직후‘항로 선택은 개별 항공사의 몫’이라고 강변하는 ICAO 역시 무책임하다. 지금이라도 ICAO는 항공기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분쟁지역의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안전운행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가 국가간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이번처럼 충격적인 사건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도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객기 피격과 같은 유사 사건이 재발할 경우 세계평화는 크게 위협받는다.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게만 맡겨둔 것도 국제사회의 잘못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 미국 등 영향력이 있는 주체들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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