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프로야구 사상 첫 단일 시즌 MVP 3관왕 오를까
일단 ‘1.5관왕’은 확보했다. 박병호(28ㆍ넥센)가 전인미답의 단일 시즌 ‘MVP 트리플크라운’을 향한 첫 관문을 뚫었다.
박병호는 지난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스트전에서 웨스턴리그(LG 넥센 NC KIA 한화)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2방을 포함한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웨스턴리그의 13-2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는 경기 후 기자단의 몰표(총 74표 중 56표)를 받아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박병호는 올스타전 MVP까지 거머쥐고, 정규시즌 MVP와 올스타전 MVP를 1번 이상 차지한 역대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가 만약 한국시리즈 MVP마저 차지하면 타이론 우즈(전 두산)와 이종범(전 KIA)에 이어 통산 세 번째‘MVP 3관왕’의 주인공이 된다. 만약 올 시즌 안에 모두 차지하면 누구도 이룬 적 없는 최초의 단일 시즌 기록이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가장 어려운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었다. 단 1경기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운이 따라야 한다. 그리고 박병호는 전반기 성적만으로도 두 말이 필요 없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 0순위다. 타고투저 현상으로 강정호(넥센)와 이재원(SK) 등 경쟁자들은 많지만 전통적으로 MVP는 홈런 타자에 표심이 쏠렸다. 박병호가 40홈런을 넘어 2003년 이승엽(삼성) 이후 11년 만의 50홈런 고지를 밟는다면 페넌트레이스 MVP는 따논 당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올스타전 MVP 다음으로 어려운 게 팀 성적이 수반돼야 하는 한국시리즈 MVP인데 일단 배경은 조성됐다. 전반기를 창단 첫 2위로 마감한 넥센은 삼성에 이어 현재 전력이 가장 탄탄한 팀이다. 한국시리즈까지 오를 확률은 그만큼 나머지 팀들에 비해 높고, 찬스에 강한 박병호의 활약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MVP 3관왕은 지금껏 단일 시즌은 어불성설이고 밥 먹듯이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이승엽도 이루지 못했다. 우즈가 1998년 정규시즌 MVP에 오른 뒤 2001년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고, 이종범은 1993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뒤 이듬해 정규시즌 MVP도 획득했지만 올스타전 MVP(2003년)를 차지하기까지 9년이나 걸렸다.
박병호가 올 시즌에 모든 것을 이룬다면 명실 공히 실력과 행운을 겸비한 스타 중의 스타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