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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써놓고 일 해…생명 수당은 얼마인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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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써놓고 일 해…생명 수당은 얼마인 줄 아세요?"

입력
2014.07.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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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님 도와 주세요” 순직 소방관 유가족ㆍ동료 눈물 호소

19일 오후 광주 헬기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해가 유족과 동료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효 장례문화원 영안실에 안치되고 있다.뉴시스
19일 오후 광주 헬기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해가 유족과 동료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효 장례문화원 영안실에 안치되고 있다.뉴시스
정홍원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광주 헬기추락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정홍원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광주 헬기추락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유서 써놓고 일하는 소방공무원의 생명수당이 얼마인 줄 아세요? 야박한 처우를 개선해 주세요, 제발.”

20일 오전 강원소방헬기 1호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대원들의 빈소가 마련된 춘천 거두리 효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은 조문 온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소방공무원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며 절규했다. 한 유족은 “총리는 몇 년 된 차를 타고 계시냐”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은 15년, 30년 된 비행기를 타면서 유서를 써놓고 일 한다”고 울먹였다. 유족 대표인 정성철 소방령의 부인 방모(47)씨는 “남아 있는 소방관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이는 남편의 뜻이기도 하다”고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유가족들은 정 총리와 비공개 면담에서 소방공무원을 현행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남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대 행정지원팀장 등 순직대원의 동료 4, 5명이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정 총리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 주십시오”라고 서럽게 오열하면서 주변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한 소방관은 “월 5만원의 위험수당을 받으면서도 사명감에 불탔던 선후배들인데”라며 침통해했다.

순직 대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춘천 효장례식장과 강원도청 별관, 정성철 기장의 모교인 인천 대건고 등에는 이날까지 2,000여명의 일반 시민들이 애도의 발길을 이었다. 세월호 침몰 직전 배로 돌아가 승객을 구하고 숨진 고 양대홍 사무장의 형 양대환(56)씨는 사고 헬기가 세월호 수색 지원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다 추락한 일을 의식한 듯 합동분향소 방명록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안전행정부는 추락 순간까지 인적이 드문 도로 쪽으로 기체를 유도해 대형 참사를 막으려 노력한 점을 인정해 19일 기장 정성철 소방령에게 녹조근정 훈장, 부기장 박인돈 소방경과 안병국 소방위, 신영룡 소방장, 이은교 소방교에게 옥조근정 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순직 소방관들의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강원도장(葬)으로 거행되며,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된다.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는 시신을 보며 유족들이 오열하자 소방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광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19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안으로 운구되는 시신을 보며 유족들이 오열하자 소방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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