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간 나오토(菅直人)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등 일본 전 총리 4명은 18일 도쿄에서 만나 탈원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만남은 탈원전을 표방하며 올해 초 도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호소카와 전 총리와 그를 지원한 고이즈미 전 총리가 최근 설립한 ‘자연에너지추진회의’ 주최 행사에서 성사됐다. 간 전 총리는 재임 중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겪어 탈원전이 지론이고 하토야마는 총리관저 앞에서 열리는 탈원전 집회에도 참가하는 등 원전 제로를 주장해왔다. 두 전직 총리는 이 모임의 후원자로 탈원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임에서는 ‘새로운 불의 창조’라는 저서로 탈원전ㆍ탈화석연료 사업을 제안한 미국 에너지 전문가 에이모리 로빈스 박사가 강연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로빈스 박사의 저서를 언급하며 “원전 제로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한 원전업체가 협력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20년간 정치권에 검은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부(中部)전력 비서부에서 오랫동안 간부로 일한 한 전직 임원은 건설 대기업, 전자부품제조회사 등을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1985~2004년 적어도 2억5,000만엔(25억4,000만원)을 정치권에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성된 자금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고 관리하며 자신이 선거 때 지사들이나 선거대책본부 간부 등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협력한 업체에는 원전 관련 공사 때 수주 금액을 올려주거나 공사 참여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보상했다고 밝혔다. 전력회사는 원전 공사비 등 전력 생산과 송전에 드는 비용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는 총괄원가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비자금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됐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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