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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요…" 후보 자녀들의 SNS 대리전 '신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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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요…" 후보 자녀들의 SNS 대리전 '신풍속'

입력
2014.07.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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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정 박광온·천호선 후보 자녀 "효도 해 보자" 트위터로 홍보전

"젊은 세대의 가식 없는 얘기 효과" "말 실수 땐 판세에 되레 치명타"

각종 선거에서 후보 자녀들이 SNS를 활용해 선거운동에 발 벗고 나서는 신풍속도가 자리를 잡고 있다. 7ㆍ30재보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구에서는 자녀들이 SNS대리전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후보 가족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선거전에 치명상을 입힌 사례도 있고 ‘가족들까지 선거 판에 동원한다’는 거부감도 적지 않아 득표 실효성은 다소 엇갈린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자녀들이 선거운동기간 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최 지사 페이스북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자녀들이 선거운동기간 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최 지사 페이스북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자녀들이 선거운동기간 아버지를 알리는 모습. 조 교육감 페이스북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자녀들이 선거운동기간 아버지를 알리는 모습. 조 교육감 페이스북

“우리 아빠는요” 후보 자녀들의 SNS 대리전

과거 가족들의 지원 유세라고 하면 후보와 함께 명함을 돌리거나 인사를 다니는 게 고작이었지만 최근에는 SNS를 활용한 자발적인 온라인 지원 유세가 대세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선 수원정(영통)에 나란히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자녀들이 앞다퉈 SNS 홍보에 뛰어들면서 ‘SNS 대리전’까지 펼쳐지고 있다.

영통에서는 박 후보의 딸이 먼저 SNS선거전에 불을 당겼다. 16일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라는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뒤 박 후보가 정치 입문 당시 반대했던 얘기 등을 솔직하게 올리면서 지지를 당부한 것이다. 그러자 천 후보 아들도 18일 “나도 효도란 걸 해보렵니다”며 도전장을 내밀며 이른바 ‘자식 배틀’이 시작됐다. 양 후보 캠프는 “지지 의미의 리트윗과 댓글이 상당하다”며 득표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앞서 6ㆍ4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희연 교육감의 둘째 아들이 한 포털 게시판에 “인지도가 낮은 아버지가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지 평가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지지호소문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당시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조 교육감은 아들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됐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여론분석센터장은 “젊은 세대의 일상적인 언어로 가식 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천호선(수원 정) 후보 아들 트위터 캡처
정의당 천호선(수원 정) 후보 아들 트위터 캡처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수원 정) 후보 딸 트위터 캡처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수원 정) 후보 딸 트위터 캡처

“자식까지 선거에 이용하나” 부정적 인식도

하지만 가족들이 발벗고 나설 경우 일방적 홍보로 흐를 수밖에 없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 판에서 어린 자녀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상적인 선거 판이 아닌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는 만큼 가족들이 전면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후보 자녀들의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일일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말 실수 등의 돌발변수도 캠프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6ㆍ4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아들의 폭탄발언 때문에 고전했던 전례가 있어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박광온 후보 캠프에서는 당초 후보자 딸의 트윗을 비방용 네거티브로 오인하고 급히 차단(블록)했다가 해제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후보 자녀들의 SNS선거전에는 그만큼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야권 관계자는 “자녀들의 재기발랄한 멘트가 수위를 넘을 경우 바로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캠프 입장에선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가족 중심의 이슈 메이킹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종의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가족을 후보와 동일시하는 현실에서 후보자 캠프는 전략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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