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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최경환 號가 성공하려면

입력
2014.07.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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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가

제조업공동화 일자리부족 해결하고

투자여건 개선과 세제개편도 필요

결국 경제 살리기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가다. 일자리가 늘어야 실업률을 낮출 수 있고,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전반적인 가계소득이 올라간다. 그래야 소비도 늘고 기업도 이윤을 남겨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전후로 과감하게 경제정책 방향을 연이어 제시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앞날을 짊어진 새로운 수장이 되었으니 당연한 의욕으로 봐도 무방하다. 최 부총리가 쏟아낸 재정정책, 부동산정책, 기업정책 등의 핵심은 일자리를 늘리고 가계소득을 올리자는 목적에 부합하는 수단에 다름 아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듯한 항목이 없지 않고 정부의 다급하고 강력한 의지가 읽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우선 일자리를 보자. 6월 기준 고용율이 60% 수준이고, 실업률은 3.5%, 청년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이는 통계수치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턱없이 실업자가 많고, 일용직이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과다하게 높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실업률을 줄이려면 기업의 대폭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을 과다하게 쌓았다지만, 국내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 탈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제조업 공동화, 일자리 부족현상은 우리 경제의 최대 취약점이다. 물론 기업도 할말이 많다. 임금이 싸고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중국 베트남 등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 국내에서는 제조업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일부 중소기업은 외국인이나 불법체류자들 차지다. 우리 구직자들이 제조업을 기피하고 서비스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공장에 가느니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서빙을 하겠단다.

여기에 각종 세금이나 규제도 과다하다는 것이 기업들 주장이다. 결국 많은 제조업 일자리는 해외의 몫이 됐다. 대신 금융 등 서비스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 제조업이 공동화해서는 서비스업 일자리도 만들어낼 수 없다. 장하준 교수는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제조업은 농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생산성이 훨씬 빠른 속도로 향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제조업 부분이 튼튼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산성이 높은 서비스업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가계소득도 문제다. 기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으나 가계소득은 늘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2조원으로, 세계 5위에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반 국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국내 투자와 고용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가계소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기업이익이 가계로 충분히 흘러 들지 않는 것이다. 이는 결국 상하위 계층간 소득불평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아무리 외쳐도 공염불이 되는 이유다. 흔히 인용되는 쿠즈네츠 가설은 경제성장의 초기 단계에는 소득불평등이 발생하지만 성장을 거듭할수록 불평등이 점차 개선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장이 이루어져도 불평등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거노트 와그너는 저서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에서“쿠즈네츠의 이론은 스웨덴 같은 일부 국가에는 맞지만, 미국처럼 점점 늘어나는 소득의 대부분을 최상위 부유층이 장악해 불평등이 꾸준히 악화한 국가에는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가라는 우리 경제의 당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국내 투자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국내로 유도해야 한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을 국내로 유턴시키는‘연어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도 시도해 볼 일이다.

또 가계소득을 올리고 소득불평등 구조를 개선하려면 합리적인 세제개편 등을 통해 기업이익이 가계로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국내에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제공해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상생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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