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군함·대포 등 동원 국경지대·가자 북부 집중 공격도
연결터널 정밀타격 내세우지만 휴전안 협상 기선잡기용인 듯
이스라엘이 1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전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했다. 11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265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지역의 인명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군은 “하마스가 10일간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공격을 가해오고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제안을 거듭 거부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지상 작전을 이스라엘과 가자를 연결하는 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은 이집트 정부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벌이는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은 예비군 4만8,000명을 동원해 지상작전을 준비한 상태였고 작전 개시 이후 1만8,000명 추가 동원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이 협상의 문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돌연 지상작전을 감행한 것은 우선 몇 가지 조건을 내걸고 휴전안 협상에 나선 하마스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자 공습 대신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타깃을 더 정확히 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감수해야 할 위험도 있다. 지상작전 과정에서 교전이 발생할 경우 이스라엘군에서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마스의 낡은 로켓탄 공격을 요격미사일 ‘아이언 돔’으로 90% 이상 막아내는 것과 다른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네타냐후의 지상작전 개시 명령 직후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현지 팔레스타인인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군함, 대포 등을 동원해 국경 지대와 가자 북부에 집중적으로 폭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1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5개월 된 아기 등 5명이 숨진 것을 포함해 5시간의 짧은 휴전이 끝난 직후부터 최소 2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병사 1명이 숨졌고 다른 병사 2명이 부상했다. 양측의 충돌 이후 이스라엘 군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인 사망자는 민간인 1명을 포함해 2명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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