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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Double negative for affirmative? (이중부정이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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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Double negative for affirmative? (이중부정이 긍정?)

입력
2014.07.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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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Double negative for affirmative? (이중부정이 긍정?)

이중 부정(double negatives)이 항상 잘못된 것은 아니다. 흑인들의 영어(Ebonics)에서 보게 되는 ‘I didn’t eat nothing’은 그들만의 독특한 표현법이고 이중 삼중 부정을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부정의 뜻을 강조하는 방법’(negative concord)으로 쓰이고 있고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어에서는 이러한 이중 부정이 용인되고 있다. 다만 Latin어와 독일어와 현대 영어에서만 이를 인정하지 않을 뿐 고대 영어나 중세기 영어에서는 인정한 기록이 있다.

현대 영어에서는 ‘부정’을 강조하기 위해 또 다른 부정어를 쓰는 대신 ‘not~any’나

‘not~ever’와 같은 구조를 사용한다. ‘I haven’t ever had any meal today’처럼 any의 사용이 부정의 뜻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이중 부정을 인정하는 포르투갈의 예문 하나를 영어로 옮겨 보면 ‘Never have I owed nothing to no one.’이 있는데 부정어가 세 번이나 쓰였고 결국 ‘부정’의 의미를 최대한 강조한 것이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부정어를 연속 사용하기보다는 긍정의 의미를 최소화함으로써 부정을 강조하는데 ‘How are you doing?’라는 인사에 ‘Not bad’라는 응답이 좋은 예다. 이는 Good! 라고 말해도 될 상황을 ‘나쁘지 않아요’라고 말함으로써 ‘나름 좋습니다’의 메시지를 전하는 표현법이고 ‘Nobody is unwell.’라고 말한다면 ‘아무도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흔한 문장이 아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중 부정은 곧 긍정’이 되는 문장이다. 어느 사무실 앞에 깔려 있는 매트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 ‘Welcome’대신 ‘Not unwelcome’라고 쓰여진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국 ‘Welcome!’이다.

이중 부정이 가끔 헷갈리는 이유는 지식층 일부가 화법의 기교로 혹은 흑인이나 젊은 층에서 ‘부정+부정=부정’이라는 저항적 표현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회의석상에서 중역이 ‘I don’t disagree’라고 말하면 ‘나는 반대하지 않습니다’라기보다는 ‘I surely agree’의 의미인데 이것은 기교를 부린 말투다. 즉 이중 부정으로 평범한 긍정문보다 긍정을 강조한 기교다. 신세대 노래의 가사 중에 ‘We don’t need no education’이나 ‘If you don’t want to go nowhere’ 문장도 이중 부정이 긍정이 되는 게 아니라 부정을 강조하는 뜻이 된다. 누군가 ‘I cannot say that I do not disagree with you.’처럼 복잡하게 삼중 부정문을 말하면 이내 ‘I disagree with you’임을 알아 차리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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