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에 사과가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1835년 프랑스 화학자 피터슨이 사과나무 껍질에서 플로리진 성분을 추출했는데, 이 성분은 포도당 배출을 촉진해 혈당을 낮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응용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ㆍ사진)’를 개발했다.
포시가는 콩팥에서 작용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2) 억제제다. 콩팥은 노폐물을 빼내는 과정에서 SGLT-2를 통해 포도당을 다시 흡수하는데, SGLT-2 억제제는 이 재흡수 과정을 막아 포도당을 소변으로 나오게 한다.
포시가를 복용함으로써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양은 70g정도로, 280㎉의 열량에 해당된다. 이런 특성으로 포시가가 혈당을 낮추는 것은 물론 몸무게와 혈압을 떨어뜨리는 등의 이점도 생긴다. 또한 포시가는 저혈당 위험도가 낮고 다른 당뇨병약과 달리 인슐린 비의존적인 메커니즘이라 다른 먹는 혈당 강하제와 병용도 가능하고, 모든 단계의 당뇨병 환자에게 쓸 수 있다.
포시가는 4년여에 걸친 다양한 단독ㆍ병용요법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받았다. 메트포르민과 병용했을 때 당화혈색소(HbA1cㆍ적혈구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 7% 이하가 정상) 감소 효과는 위약(僞藥)보다 -0.54% 우수했다. 시험 24주차에 최대 2.86kg의 몸무게가 줄고, 수축기(최고)와 이완기(최소) 혈압도 각각 -4.4mmHg, -2.1mmHg 줄었다. 저혈당 발생률도 3.5%로 설포닐우레아의 40.8%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혈당과 몸무게와 혈압을 동시에 낮추는 포시가는 한국인 당뇨병 치료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내 당뇨병 환자는 74.7%가 비만이나 과체중이며, 54.6%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시가는 지난해 11월 SGLT-2 억제제 계열 중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1회 간편하게 먹으면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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