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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ㆍ시력ㆍ치아...방학 기간에 아이 건강 체크하세요

입력
2014.07.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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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시력 교정해 줘야 악화 막아, 안경점보다 꼭 전문의 찾아 처방

키 안 크는 아이 호르몬 치료 땐 남 11~12세, 여 10세 이전에 시작

초등학생 6개월마다 치과 방문, 충치ㆍ부정교합 없는지 살펴봐야

방학이 돼도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원 수업 등 공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동안 미뤘던 각종 검진 및 치료를 받을 적기다. 연세대의료원 제공
방학이 돼도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원 수업 등 공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동안 미뤘던 각종 검진 및 치료를 받을 적기다. 연세대의료원 제공

이번 주 초ㆍ중ㆍ고교가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25일, 중ㆍ고교는 22, 23일 방학에 들어간다. 초등학생 일과는 최고경영자(CEO) 못지않게 빡빡해 학기 중에는 건강관리는커녕 시력검사를 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 그래서 방학은 바쁜 일로 미뤘던 각종 검진 및 치료를 받을 좋은 기회다. 방학 동안 관리해야 할 아이 건강 체크리스트를 알아보자.

눈을 찡그린다면 시력 검사해야

아이가 눈을 과도하게 찡그리고 보거나 TV나 책을 너무 가까이 보면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쪽 눈을 가리면 잘 보지만 다른 눈을 가리면 잘 보지 못한지, 눈 정렬이 바른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도 자녀의 눈 건강을 위해 살펴야 한다.

시력이 나쁘다고 동네 안경점을 보다 안과 전문의를 찾아 자녀에게 맞는 안경을 처방 받아 써야 한다. 김상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자녀의 시력은 성장하면서 달라질 수 있고, 또 이 시기의 시력교정은 더 심각한 시력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안경이 필요하다면 1살 이전에도 안경을 써야 한다”며 “안경 교정을 하면 정상 시력이 나오는 약한 근시인 경우라면 상태에 따라, 즉 생활에 불편이 없고, 학교 공부에 특별히 불편하지 않다면 안경 쓰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식 수술은 안구 성장이 완성되는 18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눈에 좋은 식생활법은 특별한 것이 없다. 단, 단백질과 비타민이 부족할 경우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편식하지 말고 육류와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되 영양보조제나 특이한 음식을 따로 먹을 필요는 없다.

1년에 4㎝ 이상 자라지 않으면 저신장 의심을

키가 작아 고민되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저신장 전문의를 찾아 키를 키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보통 같은 나잇대 아이 100명 중 3번째 이내이고 1년에 4㎝ 이내로 자라는 아이들은 저신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저신장 어린이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고 있다. 성장 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 등으로 진단 받아 키가 작은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가 중요하다. 이 경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진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양상에 맞춰 매일 밤 자기 전에 주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치료 시기는 성장판 융합이 오는 사춘기 변화가 오기 전으로, 보통 남자 어린이는 11~12세, 여자 어린이는 1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어린이의 발육과 체력 증진을 위해서는 5가지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가운데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백질, 칼슘과 같은 무기질, 비타민, 식이섬유 등이다. 심종섭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일 특별한 이유 없이 키 작은 아이로 진단되면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을 알려 주어야 한다”고 했다.

교정 치료는 12세 전후가 좋아

초등학생은 6개월에 한 번씩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 덧니나 뻐드렁니가 있거나, 나와야 할 치아가 아직 나오지 않거나, 한쪽 치아는 나왔는데 반대쪽 치아는 안 나왔거나, 턱이 나오거나 옆으로 돌아간다면 방학 때 교정해야 한다. 손이나 아랫입술을 빨거나 깨무는 습관, 입으로 숨 쉬는 습관 등도 교정장치의 도움 받아 고치는 것이 좋다.

충치는 치료도 해야 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 이제호 연세대 치대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썩기 쉬운 이빨 표면의 오목한 부분을 실란트로 메우고 치아 표면을 불소로 씌우면 충치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양치 습관이 좋지 않다면 방학 동안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에, 3분 이상 칫솔질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미 충치가 있으면 방학 동안 집중 치료해야 한다.

치아교정도 방학에 하면 좋다. 위아래 치아가 잘 맞지 않는 부정교합은 영구치가 나오면 곧바로 치료해야 한다. 젖니가 남은 어린이는 치아 배열이 거의 불규칙하지 않지만 윗니와 아랫니가 종종 반대로 맞물린다. 방치하면 아래턱이 너무 커져 주걱턱이 되기 쉬우므로 조치해야 한다.

턱뼈 등에 문제가 없으면 12세 전후에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 골격에 문제가 있으면 치과의사와 상의해 치료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아 교정이라고 하면 치아 위에 철 보조물을 끼운 모습을 연상하기 쉬운데, 투명교정장치 등 다양한 치열교정술이 나와 있으므로 치과의사와 상담해 최적 치료법을 찾으면 된다.

중이염, 학습ㆍ인격장애로 이어질 수도

중이염은 상기도가 자주 감염되면 생기기 쉽다. 어린이는 면역력과 이관기능이 약해 감기에 걸린 뒤 편도선과 아데노이드가 부으면 중이염에 잘 걸린다. 이를 내버려두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청력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잘 관찰해야 한다.

어렸을 때 난청이 되거나 청력을 잃으면 언어 습득과 발달에 영향을 줘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자녀가 귀에 통증을 호소하고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면 중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급성 중이염이 생기면 가능한 한 안정을 취하고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써야 한다.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장(전 세브란스병원 안이비인후과 병원장)은 “급성 중이염을 앓은 뒤 2/3 정도의 어린이는 삼출성 중이염이 생기므로 고막과 중이가 정상인지를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3개월 이상 삼출성 중이염을 앓고 청력 이상이 생기면 환기 튜브를 넣어야 한다.

축농증 치료해야 집중력 향상돼

요즘 축농증을 방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축농증에 걸리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를 축농증 때문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많다.

그러나 축농증이 머리를 나쁘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축농증 자체로 인해 머리가 나빠지지 않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막염이나 뇌농양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축농증으로 코가 답답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치료해야 한다. 항생제 등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하는 게 좋다. 코안에서만 수술하는 내시경 시술이 도입됐다. 내시경 수술은 정상 조직이 다치는 것을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고 재발률도 낮다.

꾸부정한 자세 이제 그만, 척추측만증 치료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옆으로 휘어 S자형으로 되는 척추 변형 증상으로, 골반이나 어깨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생기는 척추 이상이다. 성장이 빠른 시기인 10∼14세에 주로 생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5~6학년생 15% 정도가 척추측만증이다.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끝나는 15~16세가 넘으면 대개 멈추지만 척추가 휜 각도가 20~30도 이상이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심하면 평생 휜 등으로 살다 디스크를 시달리게 되고 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필요하다.

비만, 예방접종도 챙겨야

비만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통계를 보면 10~12세 비만 어린이 중 70%가 어른 비만과 연결된다. 어린이 비만은 어른 비만과 달리 평소 식습관을 관찰해 개선하는 게 중요하므로 방학 동안 식습관을 관찰해 알맞은 식사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혹시 빼먹은 예방접종이 없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특히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했는지 챙겨야 한다. 대개 첫 접종 후 6개월 내 3회에 걸쳐 맞아야 한다. 일본뇌염도 여름에 챙겨야 할 접종인데, 2년마다 한 번씩 추가 접종하면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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