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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연구소가 본 '매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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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연구소가 본 '매춘의 역설'

입력
2014.07.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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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아일랜드주 '매춘금지법안' 실수로 누락

23년 뒤 바로 잡은 후 범죄율 등 통계 봤더니

성 산업에 대한 전미경제연구소의 분석이 화제다. 사진은 영화 '테이큰'의 한 장면.
성 산업에 대한 전미경제연구소의 분석이 화제다. 사진은 영화 '테이큰'의 한 장면.

세계 대다수 나라가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매춘은 불법이다. 그런데 미국 동부의 인구 100만이 조금 넘는 작은 주(州)인 로드아일랜드에서 한때 매춘을 불법으로 처벌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980년 법 개정 때 거리에서의 호객 행위를 금지시키는 과정에서 매춘 자체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잘못 뺀 것이다.

그러나 법에 구멍이 뚫린 사실은 23년 뒤에야 알려졌다. 2003년 법원이 실내 호객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 때부터 로드아일랜드에서 실내 호객에 의한 매춘 산업이 호황을 만난 것은 예상대로였다. 물론 주정부는 2009년 문제가 된 법의 구멍을 없애, 이후부터는 실내 호객도 불법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매춘이 가능한 것으로 공개적으로 알려졌던 2003년 이후부터 매춘이 불가능해진 2009년 전후를 비교한 연구 결과다. 이 연구소가 이 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09년 로드아일랜드에서 성 관련 산업이 붐을 이루었다.

놀라운 것은 2003년 이전까지 줄곧 큰 폭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던 강간사건이 30% 이상 대폭 줄어든 것이다. 2003년에 정점을 찍은 강간사건은 2009년에는 1990년대 초 수준으로 감소했고, 다시 실내 매춘이 불법이 된 2009년 이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른 범죄의 경우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또한 2004년부터 남녀의 성병 발병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결과가 매춘을 처벌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커다란 사회학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전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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