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근서 반군 미사일에 맞아"
탑승 295명 전원 사망한 듯…한국인 탑승도 확인안돼
승객과 승무원 295명을 태운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31년 전 발생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피격사건의 재판이라는 점에서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향해 고도 3만2,000피트(9,750m)를 유지하며 비행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777(편명 MH-1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국경으로부터 60㎞ 정도 떨어진 도네츠크주 그라보보 지역에서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탑승했으며 18일 오전 쿠알라룸푸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해당 여객기와 교신이 한동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탑승자 295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기는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 반군이 쏜 미사일에 격추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간 무력 충돌이 지속되는 이 지역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군 전투기 격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14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에서 군인 8명이 탑승한 정부군 수송기 안토노프(AN)-26 1대가 격추됐고, 17일에도 정부군 전투기 수호이(Su)-25 1대가 격추됐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전투기가 처음 격추된 직후 “반군의 지대공 미사일이 닿을 수 있는 거리는 3,500m에 불과해 6,500m 상공을 비행 중이던 전투기를 명중시키기 어렵다”며 러시아의 첨단 방공 미사일 ‘판차르’나 러시아 전투기가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러시아는 서방이 제재를 강화한 이날 “러시아-미국 관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아픈 대응조치를 경고 한 바 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부군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고 발표해 정부군의 오폭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번에 추락한 여객기는 지난 3월 239명을 싣고 인도양 해상에서 비행 도중 실종돼 아직까지도 잔해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 말레이시아 실종기와 같은 기종이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실종기 사건 이후 약 4개월 만에 또 대형 사고를 만나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여객기 격추 보도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항공노선에 한국인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소재 공관을 통해 우리 국민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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