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제헌절 경축사
'열린 국회' 국악공연 행사에선 세월호 유족 반발로 충돌 빚어
정의화 국회의장은 제헌절인 17일 “승자독식의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바꾸는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총선까지 1년 반 가까이 주요 선거가 없어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지금이 당리당략을 떠나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할 수 있는 ‘적기’라고도 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66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현행 선거제도는 대한민국의 대전환과 미래를 주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제는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틀은 지역주의와 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국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국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틀이 돼야 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담고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어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서 국회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대에 걸맞지 않은 국회의 특권은 모두 내려놓고, 의원 겸직도 국민이 양해하실 수 있는 최소한에 그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남북 국회회담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국회는 마땅히 앞장서야 한다"면서 "이런 충정에서 남북 국회 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성사시켜 꽉 막힌 남북의 물꼬를 트도록 계속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국회 선포식’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악공연이 국회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의 반발로 중단됐다. 국회 본회의장 계단에서 농성하던 유가족들은 판소리 공연과 함께 전통악기 연주가 이어지자 공연이 벌어지는 현장 바로 앞까지 피켓을 들고 내려와 거칠게 항의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뚫고 정 의장이 앉은 객석 중앙까지 달려갔다. 순식간에 행사장이 아수라장이 되자 정 의장이 마이크를 잡고 “이 공연은 세월호 참사로 돌아가신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는데 뜻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의 고함소리가 멎지 않자 정 의장은 “그런 쌍욕을 하는 게 아니다”고 맞고함을 지르면서 공연중단을 선언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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