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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만든 위안부 뮤지컬 "관객 호응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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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만든 위안부 뮤지컬 "관객 호응 기다려"

입력
2014.07.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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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꽃신' 진용국 음악감독, 24개의 곡 재배치하는 작업에 열중

"설비도 기부에 의존, 제작여건 열악 멜로디보다 가사에 주목해 주세요"

일본 군인들이 위안부로 끌려온 나이 어린 한국여성들을 손으로 때리며 위협하는 장면. 뮤지컬 꽃신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연했다. 꽃신 제공
일본 군인들이 위안부로 끌려온 나이 어린 한국여성들을 손으로 때리며 위협하는 장면. 뮤지컬 꽃신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연했다. 꽃신 제공
‘꽃신’의 진용국 음악감독이 공연을 2주 앞둔 17일 서울 중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삽입곡들을 살펴보며 마지막 곡 손질을 하고 있다.
‘꽃신’의 진용국 음악감독이 공연을 2주 앞둔 17일 서울 중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삽입곡들을 살펴보며 마지막 곡 손질을 하고 있다.

그대의 차가운 발에 꽃신이 될게요. 이렇게 당신을 지켜줄게요. 걱정 말아요…(뮤지컬 꽃신 ‘하얀 우산’)

17일 오후 동서울대학 강당은 창작뮤지컬 ‘꽃신’의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진용국(48) 음악감독은 극중 삽입되는 24개 곡들을 전체 흐름에 맞도록 재배치하고 분위기를 조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꽃신은 국내 작곡ㆍ작사가들이 만든 순수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과감하게 다뤘다. 대본은 광주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120분 분량으로 구성됐다. 특히 배우에서 스태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출연료가 없는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에 340여명의 신청자가 쇄도할 정도로 꽃신은 엄청난 관심을 불렀다. 주연을 맡은 배우 강효성을 비롯해 윤복희 서범석 정찬우 김진태 등 유명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다. 14일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딤프 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꽃신’은 멜로디가 익숙하지 않다는 창작 뮤지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이틀곡(‘사뿐사뿐’)을 비롯한 노래의 리듬과 멜로디를 반복해 관객들의 귀를 붙잡았다. 그러나 진 감독은 정작 가사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역사 문제를 다루다 보니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사를 통해 다양하게 표현됐다고 한다. 곡 배치와 분위기도 ‘가사 전달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 다시 태어나 사랑한다면 헤어지지 마요. 아프지 마요…’(삽입곡 ‘환생’) ‘좋은 길만 가거라 예쁘기만 어여삐 가거라’(‘사뿐사뿐’) 등 애잔하면서도 시적인 표현들이 많다. 격렬한 전쟁 장면에서 터져 나오는 화려한 음향 효과도 볼만 하다.

꽃신의 제작 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재능기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예산이 ‘0’에 가깝다. 대부분의 음악ㆍ음향 기기들도 관련 업체들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다. 보통 뮤지컬 배우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하는데 꽃신 배우들은 오후 2시에 모인다. 점심값 조차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 감독은 “꼭 해야 할 일을 꽃신 제작팀이 하고 있다면 꼭 들어야 할 일은 관객들의 몫”이라며 “학생, 가족들이 오셔서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꽃신’은 30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된다. 관람료는 여타 뮤지컬의 40~50% 수준인 3만~5만원이다. 공연 수익금의 절반은 광주 나눔의 집에 기부된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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